항목 ID | GC07801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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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方言 |
영어공식명칭 | Cheorwon Dialects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강원도 철원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한범 |
[정의]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 체계.
[개설]
경상도 방언과 전라도 방언, 제주도 방언은 한국어의 고형을 유지하고 있어 표준어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강원도 철원 방언이 속한 강원도 방언은 경기도, 충청도와 함께 중부 방언권으로 분류되는 만큼 표준어와 구별되는 뚜렷한 차이점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특히 강원도 철원군은 경기도와 경계를 마주하고 있어 주민들의 교류가 빈번한 만큼 언어도 표준어와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철원 방언의 어휘적 특징]
강원도 철원 지역 언어에서 사용되는 어휘들은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지역에서 사용되는 어휘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몇몇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가세’는 표준어 ‘가위’의 방언형이며, 경상도, 전라남도 지역에서도 두루 쓰이는 형태이다. 철원 지역 언어에서는 ‘세’와 ‘제’의 중간 발음 정도로 ‘kazɛ’와 같이 소리가 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가위’의 어원을 ‘kazɛ’와 유사한 형태로 파악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 표준어 ‘가위’의 고형이 여전히 남아 쓰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도토리와 유사하게 생긴 개암나무의 열매인 ‘개암’은 ‘개암<개얌/개암<개옴’의 역사적 변화를 겪은 것으로 확인된다. 일부에서는 ‘개암’의 원형을 ‘kɛgam’으로 보기도 한다. 그렇게 본다면 철원 지역 언어에서 사용되는 ‘kɛgɨm’의 어형을 ‘개암’의 고형으로 볼 수도 있다. 철원 지역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지역에서도 ‘개금’의 형태로 쓰임이 확인된다.
‘낭구[naŋgu]’는 표준어 ‘나무’의 방언형이며, 강원도, 경기도, 전라남도, 충청도,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등 전국에 걸쳐 그 쓰임이 확인된다. ‘심구다[siŋguda]’는 ‘나무를 심다’와 같이 쓰이는 표준어 ‘심다’의 방언형이며,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함경도 등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는 형태이다. ‘나무’와 ‘심다’의 어원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나무<나모’, ‘심다<시므다’의 형태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나무’의 고형 ‘나모’는 주어로 쓰일 때는 ‘남기’로, 목적어나 도구, 장소로 쓰일 때는 ‘남ㄱ’으로 나타나는 등 ‘나모/남ㄱ’의 두 형태가 환경에 따라 바뀌어 쓰임이 확인된다. ‘심다’의 고형 ‘시므다’ 역시 ‘시므-/심ㄱ-’의 두 형태가 환경에 따라 바뀌어 쓰였던 어휘이다. 따라서 철원 지방 언어에서 사용되는 ‘낭구[naŋgu]’와 ‘심구다[siŋguda]’는 ‘나무’의 고형 ‘남ㄱ’, ‘심다’의 고형 심ㄱ-’이 현재까지 그 쓰임을 이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표준어의 ‘나무’, ‘심다’보다 이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맹글다[mɛgɨlda]’는 표준어 ‘만들다’의 방언형이다.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남한 전역과 함경북도에서 쓰이는 등 여러 지역에서 그 쓰임이 고루 확인된다. '만들다’의 어원에 ‘맹글다[mɛgɨlda]’가 더 유사한 형태임을 고려하면 철원 지역 언어에서 사용하는 ‘맹글다’는 ‘만들다’의 역사적 변화 과정에서 파생된 한 형태가 그 쓰임을 이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포도과의 열매를 통틀어 지칭하는 ‘머루’는 철원 지역 언어에서 ‘멀귀[mǝlgwi]’로 나타난다. ‘멀귀[mǝlgwi]’는 철원 지역 외에도 함경도 지역에서 쓰이는 방언형인데, 역사적으로 ‘ㄱ’의 약화 현상이 빈번했던 것을 고려하면 ‘머루<멀위’라는 역사적인 변화 과정에서 사용되었던 형태가 현대 어형인 ‘머루’와 함께 남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제와 전망]
강원도 방언은 다른 지역의 방언에 비하여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였으며, 연구 성과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현저히 적은 편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언어에 대하여서는 연구된 바가 없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연구 성과가 희박하다.
강원도내 각 지역에 대한 균형 있는 연구는 강원도 방언에 대한 모든 층위의 총체적인 연구를 이룰 것이며, 그 체계 안에서 강원도 철원 지역의 언어가 가지는 명확한 특성이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석 작업은 철원 지역 언어의 보존에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