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595 |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의복/의복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현진숙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에서 풋감 즙으로 염색한 옷.
[개설]
갈옷은 떫은 풋감 즙으로 물을 들여서 서귀포시민들이 노동복 또는 일상복으로 입었던 옷으로 서귀포시의 자연환경과 생활 환경에 맞게 최상의 조건들이 구비된 옷이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밭일을 해야 하고 또 가시덤불을 헤치며 가축을 돌보는 일을 하는 목자나 테우리들, 바다에서 작업을 하는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갈옷은 최고의 노동복이다.
[연원]
갈옷을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하여 서귀포시민들이 입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다. 단편적인 기록을 토대로 살펴보면 지금부터 약 700년 전에 고기잡이 할아버지가 낚싯줄이 자꾸 끊어짐을 못 마땅히 여겨 감물을 염색한 결과 질기고 또한 고기도 더 잘 잡혔다는 이야기가 있다. 시대적으로는 고려시대에 해당되는데 감물을 이용하여 낚싯줄에 염색하는 풍속은 중국 남부지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감물염색은 예로부터 한국·일본·중국·타이 등 동남아시아에서 이미 행해져 왔다는 기록이 있어서 오래전부터 감을 이용한 염색이 제주도 주변국에서도 이뤄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영향이 서귀포시에도 끼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형태]
갈옷이라는 명칭은 감물을 들인 옷 또는 갈색을 띄는 옷이라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형태는 일반적인 한복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남자는 적삼과 중이 바지에 감물을 들인 갈적삼과 갈중이를 많이 입는데, 갈중이를 갈정벵이·갈베중이하고도 한다. 여자는 적삼과 굴중의에 감물을 들인 갈적삼과 갈굴중을 입었다. 양복이 들어오면서 형태가 점점 변하여 남자의 갈중이는 그대로이나 갈적삼은 목둘레가 둥글게 파이고 단추로 앞을 여미는 마고자 형태로 되었다. 여자는 속바지가 겉옷 형태로 변하게 되는데 여기에 감물을 들여 입게 되고 나중에는 몸뻬에 감물을 들여 오늘날까지 입게 되었다.
[용도]
갈옷은 통기성이 좋고 풀을 먹인 새 옷을 입는 것처럼 촉감도 좋고 시원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땀이 나거나 물에 젖어도 몸에 달라붙지 않고 또 빨리 건조되어서 노동하는 데 적합하다. 그리고 가시덤불에도 잘 걸리지 않고 보리까끄라기 같은 오물도 쉽게 달라붙지 않으며 만약 붙었다가도 털면 잘 떨어진다. 갈옷은 빛깔이 제주 흙 색깔과 비슷하여 더러워져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또 감 염색으로 코팅이 되어 있어서 땀에 옷감이 상하지 않고 더러움도 덜 타며, 더러워진 것도 물에 주물럭거려 활활 헹궈 탁 털어 말리면 그만인 편리한 옷이다.
물이 부족하고 또 쉴 날 없이 노동을 해야 하는 서귀포시의 형편에 잘 맞는 실용적인 노동복으로 오랫동안 애용되어 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근래에 갈옷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어 갈옷이 화학염료로 염색한 옷에 비해 항균성이 뛰어나고 자외선 차단 효과가 완벽에 가깝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성능과 색감이 주는 독특함으로 인해 그동안 노동복에 국한되었던 갈옷이 외출복뿐만 아니라 침구류와 생활용품, 실내 장식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염색방법도 새로운 시도로 다양화 되고 있어 서귀포시의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