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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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伐草 |
이칭/별칭 | 모듬벌초,문중벌초,웃대벌초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강소전 |
[정의]
서귀포시를 포함한 제주도 전역에서 음력 8월 초하루에 조상들의 묘를 찾아 가문의 후손들이 모두 모여 하는 벌초.
[개설]
벌초는 조상의 묘에 자란 잡풀을 베어내는 일로, 두 차례로 나누어 행해진다.
첫째는 가문 전체가 모두 모여서 함께 하는 것이다. 이를 ‘모둠벌초’·‘모듬벌초’·‘문중벌초’·‘웃대벌초’ 등으로 부른다. 모둠벌초는 기제사를 마친 윗대 조상들의 묘를 대상으로 한다. 직계 종손 뿐만 아니라 집안을 가리지 않고 모든 후손들에게 해당되니 벌초에 참가하는 이들이 자연 많을 수밖에 없다. 모둠벌초 때는 선대의 묘들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자손들을 여러 패로 나누어 진행한다. 한편 모둠벌초의 하나로 입도(入島) 조상의 벌초를 특히 ‘도벌초’라고 부르기도 한다.
둘째는 가문 가운데서도 한 가지를 이루는 집안에서 차례와 기제사를 모시는 직계 조상의 묘를 벌초하는 경우이다. 이를 ‘가지벌초’·‘개인벌초’·‘가족벌초’ 등으로 부른다. 가지벌초는 차례와 기제사를 함께 지내는 범위의 묘를 대상으로 하니, 모둠벌초에 견주어 참여하는 친족의 인원수가 그만큼 적게 된다.
[절차]
벌초는 음력 8월 초하루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그런데 모둠벌초와 가지벌초를 나누어 하기 때문에 사실상 8월 초하루를 전후하여 추석 전까지의 사이에 모두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날을 택하여 벌이게 된다.
모둠벌초와 가지벌초의 순서는 특별히 정해지지 않고 집안마다 다르다. 모둠벌초를 먼저 하고 가지벌초를 나중에 할 수도 있고 이와 반대로 하는 집안도 있다. 가문 전체의 일이니 모둠벌초를 먼저 하고 보다 작은 범위인 가지벌초를 나중에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문 전체의 자손들이 모두 모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가지벌초를 먼저 하고 모둠벌초를 나중에 하는 경우도 많다. 벌초를 한 뒤에는 묘소에 간단히 제물을 차려 헌작하고 절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조상의 묘에 대한 벌초는 자손의 마땅한 도리로서 매우 중시한다. 묘를 돌보지 않고 방치하여 결국 잡풀이 무성한 ‘골총(骨塚)’이 되면 도리를 다하지 못한 자손이라고 하여 주위의 비난을 받았다. 따라서 자손들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아무리 바빠도 가능한 참석하려고 모두 애를 쓴다.
타지에 나가 살고 있다 하더라도 꼭 참석하려고 하기 때문에, 벌초를 하는 시기가 되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기회가 된다. 학교에서는 벌초방학을 두어 배려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모두 한 자리에 모이다 보니, 벌초를 마치고 나서는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놀기도 한다. 집안에 따라서는 자손의 적극적인 참석을 유도하기 위하여 불참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한편 예전에는 벌초할 때 걸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묘를 옮기며, 묘 주변의 풀을 낫으로 일일이 베어내었기 때문에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차로 이동하며 다니고, 현대식 예초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벌초에 걸리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었다. 가족묘가 있을 경우에는 한 번에 할 수 있어 더욱 간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