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6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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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新過歲祭 |
이칭/별칭 | 신과세,과세,과세문안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문무병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전역에 분포되어 있는 본향당(本鄕堂)에서 정월에 마을 당신(堂神)에게 세배를 드리고 마을과 가정의 안녕을 비는 무속 신앙의 한 형태.
[개설]
신과세제는 ‘신과세’·‘과세’·‘과세문안’ 등으로 불리는 마을의 신년제다. 새해가 되면 신들의 세계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다. 서귀포시에는 대한과 입춘 사이에 신구간이 있다. 신구간은 신들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재편성되는 기간이다. 그러므로 신과세제는 겨울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여 농사의 풍등을 기원하는 계절 제의이며, 본향당신에게 신년하례를 드리는 굿이다. 또한 마을과 집안의 한 해 운수를 점치는 굿이기도 하다. 신과세제의 제일은 대개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 사이에 있으며, 마을마다 다르다.
[절차]
제의 준비는 주로 여성들이 하지만 남성 유지를 헌관으로 하여 지내는 마을도 꽤 있다. 제의 경비는 마을의 기금이나 각 가호에서 쌀이나 돈을 추렴하여 충당한다.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마을 공동으로 차리는 제상인 도제상(都祭床)의 제물을 차리고 심방의 보수를 준다.
제일 아침이 되면 마을 여성들은 축원용 제물을 차려 당에 모여 와 제단 앞에 옹기종기 벌여 놓는다. 집안에 액을 막으려면 액막이 상을 따로 준비하고, 액막이의 희생(犧牲)으로 쓸 수탉 한 마리를 별도로 마련해 온다. 당굿은 보통 심방 4~5인으로 구성되며, 당을 맨 메인 심방을 수심방으로 하여 제의가 행해진다. 제의의 내용은 마을의 안녕, 생업의 풍요 등을 기원하고, 또 참가한 각 호별로 가내 안전과 생업의 번창을 비는 것이 주가 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되는 제의로서 다른 당굿보다 참가자가 많다.
그 주요 제차(第次)는 다음과 같다.
① 궤문열림 : 본향당신을 모시고 있는 ‘궤’의 문을 여는 것.
② 초감제 : 신을 청해 들이는 과정(베포도업-날과국섬김-열명올림-연유닦음-군문열림-새림-신청궤).
③ 본향듦 : 본향당신을 청해 들여 축원하는 과정.
④ 공연 : 제장에 좌정한 신들에게 온갖 제물을 바치고 놀리는 과정.
⑤ 산받음[도산받음, 각산받음] : 한 해 동안의 운수를 점치는 것.
⑥ 액막이[마을 도액막음, 집안 액막이]: 한 해의 액을 막는 것.
⑦ 궤문닫음 : ‘궤’의 문을 닫는 것.
당굿을 하게 되면 마을 사람들은 집안 식구들의 이름과 갑자(甲子), 생년월일을 적어 열명 종사관인 심방에게 준다. 심방은 단골 한 사람 한 사람의 점을 쳐 주고[각산받음], 액운이 있는 집안의 사람들을 위해서는 액을 막아 준다[액막이]. 또 마을 전체의 액을 막는 도액막음, 마을의 풍흉을 점치는 도산받음 등을 한다. 이것이 당굿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현황]
서귀포시에는 마을마다 본향당이 있어서 일 년에 몇 차례씩 큰 제를 올린다. 그 중에서도 신과세제는 새해 들어 처음으로 행하는 제의로 마을과 집안의 한 해 운수를 점치고 액을 막는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성대하게 치러진다. 다른 당제들이 규모가 축소되거나 사라진데 비해 신과세제는 여전히 중요하게 행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마을마다 당을 책임지고 있는 당맨심방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마을에 심방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에는 다른 곳에서 심방을 빌어 와서 굿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제물을 차리고 가서 비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서귀포 보목동에서는 정월 13일이 제일(祭日)이다. 당제는 새해를 맞아 마을민의 호적과 장적을 관리하는 본향신에게 인사드리는 의미로 치러졌다. 이때 보목동 사람 전부가 가며 명쉐, 액막이, 마령으로 한 집에서 5만~6만원의 돈을 내게 되므로 심방의 수입이 상당액이 된다고 한다. 당에 갈 때는 제물은 물론 몸도 정성을 다해 준비해서 간다. 그리고 제물은 구덕[바구니]에 담아 가는데 올 때는 준비해 간 제물을 신에게 전부 드리고 온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빈 구덕을 머리에 얹어오지 않고 품에 안고 온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에서는 마을을 지키는 당신이 좌정한 곳이 본향당집이다. 이 당에는 정월 1일부터 3일까지 당신에게 문안 과세를 하는 신과세제를 드린다.
명절을 지낸 사람은 명절 제물을 덜어 놨다가 가져간다. 그런데 본향당의 당신은 돼지고기를 받아먹지 않으므로 정초에 본향에 갈 사람은 명절 제숙에 돼지고기 적을 만들지 않는다. 명절에 돼지고기 적을 만든 사람은 신과세제를 드리러 가지 않고 시간 있을 때 날을 받아서 가거나 2월 13일과 7월 13일에 한꺼번에 간다.
제의의 대상은 본향 하르방으로 신체는 비석으로 모셔 있다. 제일은 13일이다. 마을사람들은 2월 13일 영등제와 7월 13일 마불림제 때 당에 가며 시간 있을 때 날을 받아서 가기도 한다. 제관은 단골들이 하는데, 강씨 집안이 상단골, 오씨 집안이 중단골, 기타 잡성은 하단골이다. 제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돼지고기를 먹어서는 안 되고, 뱀이나 고양이 등 죽은 짐승을 보지 말아야 하며, 장지에 다녀와서도 안 되는 등 사흘 정성을 해야 한다.
제물은 메 1사발, 돌래떡 1고량[약 20개], 삶은 계란 3개, 구운 솔래기[옥돔][당일바르] 1마리 등이다. 영등이나 백중에는 메 1보시씩을 더 떠서 간다. 이 외에 지전과 1천원 짜리 한 장을 수리대에 건다. 양단·비단·무명 등 사르기 좋은 무색천을 1발 가져가는데 이를 ’치거리’라 한다. 제의가 끝나면 지전은 사르고 돈은 심방이 가져간다.
쌀은 보통 1양푼을 가져가는데 심방은 제비를 뽑아 운수를 점쳐 준다. 제비점을 친 쌀은 씹지 않고 삼켜야 한다. 운이 나쁘다고 하면 액막이를 하고, 큰굿을 하라고 하거나 맞이를 치라고 한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2리 구렁팟마을은 좋은 날을 택하여 돌래떡과 오매기떡을 만들고 당하르방에게 신과세제를 드리러 간다. 심방이 한해의 운수를 점치고 액을 막는다. 마을 부녀자들은 모두 당에 가며, 출가하여 다른 마을에 가도 당에는 꼭 다녀가는 것이 관행이다. 당집에는 나무로 만든 신체(神體)가 있었는데, 60년대초 대천동에서 불이 나 억새에 옮겨 붙는 바람에 당하르방 초가 당집과 함께 타버렸다. 당집을 재건하고 하르방도 돌로 만들어 모셨다. 동자석 크기만한 석상이 예쁜 물색옷을 입고 좌정해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 소를 찾으러 갔다 오다 잠을 자는데, 정승 옷차림을 한 사람이 나타나“나를 모셔 가면 마을에 복이 있을 것이다”라고 현몽하여 꿈에 본 그대로 나무에 형상을 만들어 모시게 되었다. 당하르방을 모신 후로 마을이 평안해져 4·3사건, 한국전쟁, 월남전에서도 한 명의 희생자도 내지 않았다. 매해 마을굿으로 행해질 때는 1주일에서 14일까지 크게 했으나, 요즘은 부녀자들이 당제를 지내는데 그치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마을에는 당이 두 개 있다. ‘지방털 할망당’과 ‘서코지 할망당’이다. 마을의 수호여신을 모신 당을 할망당이라 하며 여인들만 다닌다. 당의 제일은 정월 초이렛날이다. 당에 갈 때는 메 다섯 그릇·생선·과일·떡·술 등을 준비해 간다. 신에게 집집마다 세배를 드리는 의례이므로 ‘신년과세제’라 한다. 신에게 세배하고 집안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무속적인 비나리다.
추석에는 할망당에 간다. 정월에 갈 때처럼 메 5그릇·생선·과일·떡·술 등을 가지고 간다. 추석날 당에 가는 것은 새 곡식이 났으니, 수확에 대한 보답의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