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778 |
---|---|
이칭/별칭 | 넉둑빼기,넉지빼기,넉동빼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변성구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지역에서 윷가락을 던져 나온 끝수에 따라 말을 쓰면서 정해진 말을 누가 먼저 모두 빼어내는가를 겨루는 놀이.
[개설]
윷놀이는 직경 1.5㎝ 정도의 가시나무나 동백나무를 길이 2.5㎝ 내외로 자르고 반으로 쪼개어 만든 4개의 ‘윷’을 종지에 담아 던지면서 노는 놀이다. 놀이를 할 때는 멍석을 바닥에 깔아 윷가락이 떨어지는 범위를 지정한다. 윷가락을 던져 나오는 눈의 수에 따라 도·개·걸·윷·모로 구분하고 ‘말’이 말판에서 그 숫자만큼 움직인다. 윷가락이 멍석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가운데 그어진 선을 넘지 못하면 ‘낙’이라고 하여 무효가 되고 순서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
보통 윷말은 각 팀이 4개씩을 갖고 상대와 겨루었기 때문에 ‘넉둑빼기’, ‘넉지빼기’, ‘넉동빼기’라고도 한다. 참여 인원은 2명, 또는 4명으로 편을 나누어 내기를 걸고 즐겁게 놀기도 한다. 서귀포시의 윷놀이는 육지와 다르게 윷의 크기가 작아 종지에 넣어서 던지는 방식이다.
[연원]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언제부터 윷놀이가 시작되었는지 그 정확한 연원은 알 수 없다. 윷놀이는 본래 정초에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농경생활의 습속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중국의 저포(樗浦)놀이, 몽고의 살한(撒罕)놀이, 부여의 관직명인 마가(馬加)·우가(牛加)등 관제(官制)를 본뜬 놀이라는 3가지 설이 있다.
우리나라의 윷놀이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농사의 풍흉을 점치고, 개인적으로는 한해의 길흉을 점치는 점술도구로 시작되어, 삼국 시대 이후 오늘날까지 이어지면서 점차 내기놀이로 변화하였다. 윷놀이의 끝수단위의 명칭은 ‘도·개·걸·윷·모’라 불리는데, 이는 부여족 시대에 다섯 가지 가축을 다섯 부락에 나누어주어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킬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며, 그에 연유하여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에 비유한 것이라고 한다. 대체로 짐승의 크기와 속도를 고려해서 순서를 정한 것이다.
150여년 전에 미국인 스튜어트 컬린(Stewart Culin)[1858-1929]은 윷놀이가 전 세계 수많은 놀이들의 원형이며 특히 판 위에서 주사위를 가지고 하는 모든 놀이들의 원형이라고 밝히고 있다.
[놀이 도구 및 장소]
놀이 도구는 4개의 윷가락과 작은 간장 종지, 말판이 이용된다. 특히 놀이 기구인 윷은 밤알 크기의 밤윷, 어른 손 한 뼘 길이의 '가락윷'과 장작 크기의 '장작윷'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고, 은행 알로 만든 '은행윷', 콩알이나 팥알을 이용한 '콩윷' 등이 있다. 추운 날 방안에서 놀이를 할 경우에는 종지가 필요 없고, 4개의 윷가락을 손에 넣어 흔들다 방석이나 깔아놓은 요에 던지며 논다. 마을 잔치나 행사 등이 있어 마당이나 마을회관 등 넓은 공터에서 놀 때는 멍석이 필요하다. 서귀포시의 말판은 십자 모양에 네 방향으로 각각 두 줄을 그은 것으로, 정사각형 모양에 대각선을 그어 만든 육지부의 말판과 모양이 다르다.
[놀이 방법]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전해지는 윷놀이는 예전부터 정월에 놀던 놀이다. 마을에 잔치나 행사가 있을 때 그 집 마당에 멍석을 펴고 중앙을 가로질러 선을 그어 윷가락을 던질 범위를 정한다. 두 명 또는 네 명이 편을 갈라 멍석 양쪽에 서고, 윷가락을 둘 씩 나눠 누가 먼저 윷을 던질 지를 결정한다. 이때 윷가락 두 개가 모두 엎어지거나 뒤집어진 쪽이 선이 된다. 선이 된 사람은 윷가락을 종지에 담아 흔들다가 멍석의 반쪽 이상의 건너편으로 던진다. 윷가락 중 일부가 멍석을 넘어가거나, 아니면 중앙의 선을 넘지 못하면 ‘낙(落)’이 되어 말을 붙이거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된다.
말판은 그려진 모양이 육지부와 다르나 셈하는 방법은 같다. 도는 한 칸, 개는 두 칸, 걸은 세 칸, 윷은 네 칸, 모는 다섯 칸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렇게 하여 4개의 말이 상대방 말에게 잡히지 않고 입구인 도에서 말 네 개를 출발시켜 출구인 ‘날밭’을 통해 먼저 빼어내는 편이 이긴다. 4개의 말을 뺀다는 뜻에서 ‘넉동빼기’, ‘넉지빼기’라고 한다. 윷말 한 개를 ‘한 동’이라 하고, 모나 윷이 나오면 한 번 더 할 수 있다.
윷말이 출발해서 마지막 자리인 ‘날밭[출구]’을 나오는 데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또한 놀이 도중 남의 말이 있는 밭에 자기 말이 나중에 가서 엎치면 그 말을 잡을 수 있다. 그러면 윷가락을 한 번 더 던질 수 있다. 윷가락을 던져 처음 말이 있는 자리에 두 번째 말이 서면 처음 말을 업고 함께 달릴 수 있다. 네 개 모두를 한꺼번에 업고 동시에 뛸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여러 말이 함께 뛰면 경기에 크게 유리하지만 반대로 상대방에게 잡히면 한꺼번에 모두 죽게 돼 피해가 크다. 그러므로 윷놀이는 윷가락을 잘 던지는 것 못지않게 말을 잘 쓰고 못 쓰느냐에 따라서도 승패가 좌우된다. 요즘에는 잡고 잡히는 긴장감을 만끽하기 위해 윷가락 한 개에 ‘특정한 표시를 한 뒤 그 윷가락만 잦혀지면 한발 후진하도록 하는 이른바 ’백[Back]도 윷‘이라는 변형 놀이법이 유행하고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윷놀이는 일반인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성인놀이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놀이라고 할 수 있다. 농경사회에서 정초에 풍요를 비는 민속신앙적인 성격은 사라지고 가족이나 친지, 동네사람들이 서로의 정을 나누었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며 화합을 다지는 흥겨운 축제놀이로 변모되었다. 윷놀이는 내기를 걸고 하는 경우가 많아 팀별 협동심을 키우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술과 음식을 나누며 함께 즐기는 놀이이다.
[현황]
윷놀이는 농경사회에서 일종의 점술적인 놀이로 정초에만 이루어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귀포를 비롯한 제주도 전역에서 정초는 물론 행사가 있을 때면 가족과 친지가 모인 안방이나 마을 사람들이 모인 동네의 공터, 마당, 시장터 등에서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는 오락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