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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01345
한자 洞祭
영어의미역 Communal Village Ritual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집필자 김도현

[정의]

경상북도 울진 지역에서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에게 드리는 마을의 공동 제사.

[개설]

경상북도 울진 지역 어디를 가나 전통적인 마을에는 그 마을을 수호해 준다고 믿는 마을신[洞神]을 모신 제당(祭堂)이 있다. 주민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매년 같은 때에 제당에서 마을 제사를 지내면서 질병과 재액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빈다. 따라서 마을신앙은 동민들에게 질병과 재앙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마을신앙의 성격 및 특징]

1. 당 명칭

울진 지역 마을제당의 명칭으로는 우선 성황당, 또는 서낭당이라는 명칭이 조사된 제당 총수 127건 중 72건으로서 57%를 차지한다. 절반 이상의 제당을 성황당, 또는 서낭당이라 함을 알 수 있다. 성황당(城隍堂)이란 본래 6세기 중반 무렵 중국 양자강 유역의 토착신앙을 배경으로 성(城)의 수호신 신앙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송(宋)대에 이르러 국가 제사로 법제화되었고, 우리나라에는 고려 초에 도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성황신앙의 전래에는 물론 그만한 시대배경과 동기가 있겠지만 그것은 역사상의 일일 뿐이다. 지금 여기서 논의되는 성황당은 그 명칭의 단순한 수용일 뿐, 내용은 어디까지나 한국 본래의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 신앙의 한 지역형이다. 경상북도에서는 60% 정도가 성황당이며, 이웃한 강원도에서도 76% 정도의 제당 이름이 성황당이다.

강원도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성황당이라는 이름이 가장 많으며, 이외에도 당·골매기당·수구당이라고도 부른다. 이웃한 강원도나 경기도 등에서는 산신당·산제당이라는 명칭이 많이 불리는 데 비해 울진군에는 산신당 또는 산제당이라 불리는 제당은 거의 없다. 따라서 명칭만 두고 보았을 때, 마을 제당에서의 제의가 산신제적 성격을 띠는 예는 거의 없으며, 주로 마을 내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기능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어업에 종사하는 해안 마을에서는 해신당의 성격을 띤 제당이 마을의 본서낭당과는 별도로 있는 경우가 있다.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로활동에서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치성을 드리던 장소가 마을 공동체 신앙의 제장으로 확대 개편된 것으로써, 울진 지역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2. 당 형태

당 형태에서는 먼저 당 건물과 신목의 관계를 보기로 하겠다. 당 건물만 있는 경우는 40곳으로 31%, 신목을 모신 경우는 29곳으로 23%, 당+신목인 예는 22곳으로 17%이다. 마을 제당이 당집 형태로 이루어진 마을이 총 48%이며, 어떤 형태로든 신목을 위하는 마을은 40%임을 알 수 있다.

인근의 강원도에서는 제당 721건 중 512건이 당건물인 것에 비하면 당 건물 비율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경기도의 217/454이라는 비율과 비교하면 비슷한 양상임을 알 수 있다. 마을 제당의 기원형은 신목이다. 여기에 당건물이 설치되는 것이 기본형인데, 이를 합한 비율이 40%를 유지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신목의 비중이 역시 건재하다고 하겠다.

3. 신격(神格)

신격은 제당의 명칭 자체가 제시해 주는 경우들이 있다. 먼저 산신(제)당의 경우 그 신격은 산신으로 제시된다. 성황당 또는 서낭당으로 불리는 경우에는 성황 할아버지 또는 성황 할머니 등 성황신 계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많은 마을에서 마을을 처음 개창하고 발전시킨 조상을 성황신으로 모신 예가 많다.

이와 같이 조상신을 좌정시켜 특정 인물을 신으로 모신 경우 신격이 여신인 예는 3곳, 남신인 예는 3곳을 발견할 수 있다. 단종대왕이나 권대감, 임경업 등 보편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을 마을신으로 모신 마을을 1967년 조사 자료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 보아 신격이 남신인 예는 16곳이고, 여신인 예는 17곳이다. 남신인지 여신인지 알 수 없는 곳은 65곳이다. 울진 지역 대부분의 마을 제당에서 모시는 신은 특정 성(姓)에 치우치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원래부터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는지는 좀 더 치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밝힐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4. 제관(祭官)의 명칭과 수효

명칭으로서는 제관 47건, 헌관 9건으로 이들 명칭이 다수를 이룬다. 이는 유교식 제의가 많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대표자·동수·판공·존위라 부르는 마을도 있다. 제관 수효도 1명 9건, 2명 15건, 3명 41건으로 대부분의 마을에서 3명 이내의 제관을 선정하여 당제를 지냄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유교적인 정숙형의 제의 형태를 말해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5. 제의(祭儀) 형식

제의 형식은 제당 명칭별 합계에서 보면 유교식 82곳, 유교+무교식이 1곳으로 조사되었다. 65%의 마을에서 유교식으로 제의를 진행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어느 지역에서나 비용이 덜 드는 유교식 제의로의 전환도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드는 굿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교+무교식은 울진 지역 어촌들의 별신굿일 것이다. 지역별 통계에서 보면 역시 유교+무교식은 강원도의 고성군·명주군·삼척시, 경상북도의 영덕군 등 동해안 지역에 편중되고 있다. 울진 해안 마을에서 어업을 주업으로 하는 경우, 어업이라는 생업이 가지는 불안 정도와 바다에 대한 외경심 등이 별신굿 수요를 존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6. 제의(祭儀) 전 준비, 제의(祭儀) 후 행사들

제의 전의 상황으로는 목욕·청소 등이 88건, 부정(不淨) 금지 54건, 금욕 43건 등이다. 대부분의 마을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위해 마을 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 모두가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즉, 일상적인 생활과는 달리 정화(淨化)·금기·신성기간의 설정 등으로 일체감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의 후의 음복과 제물을 분배하는 마을이 100건으로, 대부분의 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음복과 제물 분배라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제의 후에 마을 회의를 여는 마을이 70건이라는 것은, 동제가 마을 운영과 관련한 정치적 기능을 지니고 있다고 많은 마을에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 제의(祭儀) 횟수와 일시(음력)

먼저 제의 횟수에서 1년 1회가 69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제일[음력]을 보면 1월초 3건, 대보름 85건, 그냥 1월이 5건으로 1월 제의가 총 93건으로 역시 절대 다수이다. 그런가 하면 5월 6건, 8월 8건, 9월 15건, 10월 8건 등으로 1월 이외의 시기에도 46건의 제의가 여러 마을에서 거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연 2회 마을 제사를 지내는 마을이 다수 있음을 나타낸다. 8·9·10월 합계 31건은 1년 농사 후 마을신에게 천신하는 마을 또한 상당수가 있음을 보여준다.

시간 면에서는 0시 49건과 자시 4건을 합한 53건과, 1시 13건으로 한밤중에 지내는 전통적인 제의의 시간대를 보이고 있다. 그 밖에 3개의 마을에서 10시나 12시에 제의를 진행한다고 하였으나, 대체적으로는 일출 전·일몰 후가 역시 마을제의 시간대로 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8. 제비(祭費) 염출 방법과 비용

제비 염출 방법에는 갹출 할당이 48건으로 절대 다수이며, 이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다음으로 공동기금 19건, 제전(祭田)이 18건으로 뒤를 잇고 있다. 기타에 보이듯이 이상 세 가지 방법이 각각 겹치는 경우들도 있다. 갹출+제답, 갹출+기금 등이 그것이다. 그 외에 선주들의 갹출 사례도 보이고 있다.

비용 면에서는 10만 원 이상인 예가 없는데, 이는 조사 과정에서 별신굿을 하는 마을의 굿 비용을 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제의 비용의 통계로는 1,000원~4,999원이 27건이고, 5,000원~15,000원인 예가 27건이다. 5,000원 이하의 경비로 제수를 준비한 마을이 21%이다. 이들 마을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마을 제사를 준비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당시 농어민의 전통적인 검약정신이 철저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마을신앙의 종교·사회적 기능]

마을신앙의 기능은 종교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의 양면이 논의될 수 있다. 종교적 기능은 마을신앙의 순환적 의미에서 대체로 수렴된다. 동신제가 금기를 통해 세속을 소거(消去)하고 존재근원인 신성(神聖)으로 되돌아가 여기서 존재를 새롭게 다시 순환시켜 나오는 재생적 기능이 논의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동신신앙의 사회적 기능에 비중을 두어 동신신앙의 기능을 논의하려고 한다. 마을신앙의 사회적 기능은 다음의 3가지 관점에서 검토될 수 있다.

첫째, 심적 유대와 단합이라는 관점에서 동신신앙의 사회적 기능이 검토될 수 있다. 강원도 지역 동신제의 추진실태를 보면 동신제는 주민들이 합동으로 제비를 추렴해 그 마을을 수호해 주는 동신에게 제를 올린다. 제(祭)는 한 달 전부터 준비하고 주민 전체가 합동으로 부정(不淨)을 가리며 금기를 지킨다. 동신제의 금기는 보통 7일이나 15일이 된다.

금기를 잘못 지키면 부정이 들어 동신제가 무효화 되고, 도리어 화를 입어 생업이 안 되며, 전염병이 들어와 마을 전체가 피해를 입어 못 살게 된다고 믿는다. 따라서 동신제 기간에는 주민들이 합심해서 금기를 지킨다. 또 동신제에 쓸 제비의 추렴도 능력에 맞도록 자진해서 낸다. 성심껏 쌀이나 돈을 내어 한 마음 한 뜻으로 제의에 참여해 동신제를 지낸다. 그래서 동신제의 금기·제비·참여는 주민들의 심적 유대와 단합을 촉진시키며, 소속감을 보다 공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둘째, 사회적 정통성의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마을신앙의 사회적 기능이 논의될 수 있다. 울진 지역 동신제의 진행 실태를 보면 전통적인 마을마다 정초에 택일해서 밤에 거행되는 동신제이다. 동신에게 새해에도 주민들이 병 없이 건강하고 생업이 번성해 풍요롭게 잘 살도록 해 달라고 빈다.

과거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동안 조상들이 지내던 동신제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동민들에게 같은 마을의 공동운명체라는 자기 소속감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그러면서 과거 조상들이 생활해 온 본(本)을 그대로 이어간다. 이와 같은 본이 그 마을의 사회적 구심점이 되어 과거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이어간다. 사회변동 속에서 그나마 한 가닥 제동적(制動的) 구실로 마을의 보수적 전통이 그 마을의 사회적 정통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셋째, 민주화라는 관점에서 마을신앙의 사회적 기능이 검토될 수 있다. 울진 지역 동신제의 추진실태를 보면 동신제를 지내는 마을에서는 어느 곳이나 동신제 전에 동회(洞會)를 열어서 제의 전반에 관해 협의한다. 동회에서 주민들이 협의하여 제관을 선출하고 제의 비용을 결정한다. 주민 전체 의사가 반영된 민주적 방식으로 동신제를 지내고 있다.

또 동신제가 끝난 이튿날 아침이 되면 주민들이 전부 동신제를 주관한 당주(堂主) 집에 모여 제사에 차린 제물을 고루 나누어 먹고 제비를 계산해 수입과 지출을 명확히 밝힌다. 여분이 있으면 마을의 공동기금으로 적립시키거나 마을의 공동경비로 사용한다. 그리고 주민들이 회식하며 결산하는 자리에서 동사(洞事)를 협의한다. 동신제의 이와 같은 절차는 옛날부터 전해 오는 한국 재래의 전통적인 대동의결(大同議決)의 민주적 기구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마을신앙의 사회적 기능은 모든 문물이 급속히 변해 산업화되어 가는 오늘의 사회 변동 속에서 그래도 우리의 전통을 지켜가는 보루(堡壘)가 되고 있다. 동신제를 통한 주민들의 단합과 소속감의 고취, 민주적 협의·협동 등은 인정이 고갈되어 개인주의로 치닫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본(本)이 될 만한 중요한 생활적 귀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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