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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매화쌀엿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B020302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매화면 매화2리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매화면 매화2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여수경

가을걷이가 끝나고 농한기가 되면 매화마을의 부녀자들 손길은 바빠진다. 먹을거리가 많지 않은 과거 마을에서는 겨울 동안 먹기 위한 군것질거리를 가을에 만들어 두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손으로 빚은 쌀엿이며, 이를 마을 사람들은 매화쌀엿이라 부른다. 쌀엿은 과거 사대부 자녀들이 과거급제를 기원하며 만들어 먹었으며 벌꿀이 귀하던 시절 새 신부가 시집갈 때 꿀단지에 넣어 보내지던 예물이기도 하다.

매화리에서 쌀엿은 논농사를 많이 짓는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행복과도 같은 것이다. 산촌이나 해촌처럼 쌀을 구경하기 힘든 다른 마을에서는 쌀로 군것질거리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많이 나는 것은 쌀이었으며, 쌀로서 겨우내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군것질거리 또는 식량을 대용할 수 있는 음식들을 만들어 저장하고자 하였으며 그런 차원에서 쌀엿과 조청 등이 만들어졌다.

50대 이상 매화마을의 여자라면 한번쯤은 쌀엿을 가정에서 만들었던 경험을 가지며, 설령 시집을 오기 전 그 과정을 몰랐다면 시어머니로부터 가장 먼저 전수받는 것도 바로 이 쌀엿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쌀엿을 만드는 과정은 고되면서도 외롭고 힘든 작업이었다. 하루 동안 불 앞에서 엿을 고아야 하며 불과 싸움을 벌여야 하는 등 전 과정을 정성을 들이면서 지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쌀엿을 빗는 과정은 먼저 생산된 쌀 중 좋은 것을 골라 잘 씻고 난 뒤 물에 불린다. 불린 쌀은 엿기름과 혼합하여 독에 넣어 두는데 약 8시간 동안 당화시켜야 한다. 당화시킨 쌀은 삼베자루에 넣어 틀에 올려 물을 짜는데, 이 엿물이 ‘당화액’이 된다. 틀은 큰 독 위에 나무토막을 올려놓고 그 위에 불린 쌀을 감싼 삼베자루를 올려놓는데 그 아래로 흰색의 물이 떨어지는데 이것이 당화액이다. 마지막까지 모은 당화액은 다시 솥에 부어 5~6시간 동안 졸인다. 이 과정은 가장 어려우면서도 정성을 요하는데,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게 되면 당화액이 타게 됨에 따라 불 조절과 함께 눌러 붙지 않도록 중간중간에 저어주어야 한다. 수분은 증발하고 순수 쌀기름만 남게 되는데 이것이 조청이 된다. 조청을 떠서 실온에 하루 정도 두게 되면 전체적으로 덩어리가 지게 되는데 덩어리 진 조청을 아랫목에 다시 3~4시간 정도 놓아두면 표면이 녹게 된다. 녹은 표면을 밀가루 반죽하듯 주무르기를 반복하면 엿을 만들 수 있는 흰 덩어리가 된다. 엿은 이것을 늘이고 줄이고를 반복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흰덩어리의 엿을 양쪽에서 두 사람이 서서 늘이고 줄이기를 반복하게 되면 엿은 길게 늘어서게 된다. 이 과정은 힘의 강약 조절이 필요하며 상호 마주보며 행동을 읽어야 하는 등 상대방과 함께 행해야 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엿가락 늘이기 과정은 마음이 가장 맞는 사람과 행하며 가정에서는 부부가 함께 행하기도 한다. 또는 마을에서 품앗이 하듯 상호 노동력을 제공해 주는 사람들이 짝이 되어서 이 일을 행하기도 한다. 엿가락 늘이기를 반복하면 엿을 일렬로 세우고 가위로 삭둑삭둑 자르기를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무리 더워도 방은 따뜻하게 한 뒤 행한다. 엿이 길게 늘어지는 과정에서 빨리 굳어질 수 있으며, 온도 차로 인해 엿의 표면에 굳어 거칠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엿 표면이 거칠어지는 것을 매화사람들은 엿에 소름이 돋았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길게 늘어뜨린 엿은 빠른 움직임으로 가위로 알맞은 크기로 자르면 모든 과정은 끝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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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리 전경

늦가을과 겨울에 만든 엿은 과거 집안 식구들의 먹을거리가 되었지만, 때때로 농한기 부수입을 올리기 위한 소득상품이 되기도 하였다. 매화장터가 열리는 날이면 매화사람들은 각 가정에서 만든 쌀엿을 봉지에 담고 장터에서 이것을 팔았는데, 유독 이곳의 쌀엿이 다른 곳에 비하여 달지 않고 입 천정에 붙지 않아서 인기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그 과정이 복잡하고 노동력이 많이 들어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중단되었으며, 약 5가구만이 과거 방식으로 매화쌀엿을 만들고 있다. 이외 매화쌀엿 공장에서 기계를 이용하여 쌀엿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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