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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질꾼이 손 모아 빌었던 서낭당을 지키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E030205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두천리
집필자 신상구

2001년 여옥란이 장평에서 나오면서 장평의 동제는 중단되었다.

그러나 장평의 제당은 마을의 제당이기보다는 선질꾼들이 십이령 고갯길을 넘으면서 안전을 빌며 두 손을 모았던 곳이었다. 돌멩이 하나를 집어 던지면서 그렇게 안전한 십이령을 기원했던 그 길의 입구 서낭에게 빌었던 것이다.

여옥란은 주막촌에서 보았던 선질꾼과 도부장수들 그리고 나그네들이 서낭에게 빌었던 그 모습을 회상하며 마지막까지 장평의 제당에서 홀로 제를 올렸다. 매년 1월 보름과 6월에 간단한 제물을 마련해 놓고, 몸을 정갈히 하고 서낭제를 올렸던 여옥란에게 장평의 서낭은 의미가 깊은 곳이었다. 자신이 늙어가는 것처럼 서낭이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허물어지는 것으로 보니 그렇게 안타까울 수 없다고 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은 묵묵히 지켜주고, 그리고 여옥란이 이곳에서 무서운 시어머니와 고된 시집살이를 견디면서 이렇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 서낭님의 덕이라고 생각하는 여옥란에게 허물어지는 서낭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어디서 찾아왔는지 알 수 없지만 누군가 찾아와서 서낭을 고쳐주겠다고 했지만 여옥란의 아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서낭을 고치면 또 제를 지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번거롭다는 것이었다. 여옥란 자신은 이제 제를 지낼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짐을 자식에게 줄 수 없어 반대를 말리지는 못했다고 한다. 십이령 고개길을 지나며 선질꾼들을 도왔던 그 서낭인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참 서글픈 일이라 생각이 든다고 한다. 조그만 바램이 있다면 자신이 죽기 전 누군가 관리를 해주고 정비를 해 주어 당시 이곳에 주막이 있었고 사람들이 지나다니던 곳이었으며 그곳을 지키던 서낭이 있었음을 알리기를 바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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