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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00795
한자 火田
영어의미역 Ground-Burnt-off Cultivation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시대 근대/근대
집필자 이영진

[정의]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1970년대 이전까지 행해졌던 임야를 불태운 자리에 일군 밭이나 그 밭에 곡식을 재배하는 농경법.

[개설]

화전(火田)은 임야를 불태운 자리를 일군 밭이나 그 밭에 거름주기를 하지 않고 곡식을 재배하는 가장 원시적인 농법을 의미하기도 하며 그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불태운 초목의 재가 거름이 되므로, 조·피·메밀·기장·옥수수·콩·보리·육도 등을 파종하여 그대로 수확을 기다린다.

그 후로도 일체 거름을 주지 않으므로 몇 년 후에는 지력(地力)이 상실되어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렇게 화전을 일구어 농사짓는 사람을 화전민이라 한다. 후진성이 짙은 원시적인 농법이기 때문에 유럽을 비롯하여 선진 농업 지역에서는 거의 소멸되었으나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는 현재도 실시되고 있다.

한국에서 화전은 신라 진흥왕(眞興王) 시대의 문헌에도 기재되어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며 크게 증가한 것은 조선시대이다. 또한 일제의 식민 정책 결과 농촌의 계급 분화로 이농자(離農者)가 많아져 화전도 많이 늘어나게 되었다. 해방 이후 남한의 경우 화전민의 이주 정착 사업을 통해 안전 농가로 많이 변모되었으나 1965년까지만 해도 47,000가구의 화전 농가가 잔존해 있었다.

그러나 1968년 「화전정리법」이 공포되면서 화전은 사라지기 시작하여 1970년대 화전 정리가 종결되었다. 산간 지대가 많은 울진 지역에서도 화전이 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1963년 『경상북도 통계연보』에 따르면 경상북도 울진 지역에는 모두 36가구의 화전 농가가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경작 순서]

경상북도 울진군의 화전은 주로 산의 경사가 완만한 15도 내지 20도의 경사지에 일구는 것이 보통이었다. 한 떼기의 면적은 통상 2,313㎡~2,644㎡가 일반적이었으며 큰 밭의 경우 6,610㎡에 달하기도 하였다. 화전의 경작은 토지를 선정하여 불을 질러 풀과 나무를 태운 후 2~3일 뒤에 괭이로 밭을 일구고 골을 만들어 파종을 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1. 토지의 선정

화전을 위한 토지 선정은 땅의 모양새, 바람, 햇볕, 강우량 등의 자연 조건을 고려하여 수목의 성장이 왕성한 토지이면서 개간한 적이 없는 곳, 낙엽 등의 부식토가 풍부한 곳, 완경사지 특히 산록의 충적토로 표토가 깊고 비옥한 곳, 남면이나 동면을 향하여 있는 곳, 자갈이 적고 표토가 깊으며 비옥한 곳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2. 불지르기

화전을 위한 토지가 선정되면 우선적으로 그 산지 내의 큰 소나무와 잡목을 벌채하여 건축 용재나 연장 감 또는 연료용으로 쓸 것만 반출한다. 연장으로는 주로 톱과 도끼가 많이 이용되며 보통 장정 4~5인이 동원된다. 4~5인이면 작은 잡목과 넝쿨 그리고 풀을 베는 작업을 포함해서 3일간 약 3,305㎡~4,957㎡ 규모의 산밭[山田]을 준비할 수 있다.

산촌의 농사에는 공동 작업이 평야 지대 농촌에 비해 드문 편이나 화전의 개간 작업 과정 만은 철저하게 협업한다. 이는 한두 사람의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입은 보통 봄에 이루어지나 때로는 초여름이나 드물게는 가을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바람 없는 날을 택하여 불을 붙이면 보통 규모의 밭은 하루 종일, 규모가 큰 밭은 2~3일간 탄다.

임야 쪽 경계 지역에 6m 이상의 안전지대를 확보하여 산불 예방에 대한 조치를 취한 후 대부분 밭 경계 윗부분에서 아래쪽으로 서서히 태워 내려오다가 약 3분의 2가량 타면 아래쪽에서 맞불을 놓게 되는데 이때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진화되면 타다 남은 나무들을 모아두거나 다시 태운다.

3. 개간과 파종

화전농법에서 밭을 일구는 작업은 간단히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때로는 밭에서 하는 것과 같이 우마를 이용한 쟁기를 교묘하게 사용하여 경전(耕田)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첫 해에는 괭이나 호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조 파종의 경우 남자는 주로 괭이로 대충 골을 만들고 여자는 조의 씨앗을 뿌리고 묻는다고 전한다.

화전 첫 해는 표토를 약간 파고 그 다음 해는 약간 더 깊이 파고, 3년째는 더 깊이 파는 사이에 나무뿌리는 제거되고 농토로서 제 구실을 갖추게 된다. 화전농의 특징은 숙전과는 달리 퇴비를 마련하여 밑거름으로 투입하지 않고 나무나 풀이 남긴 재와 낙엽이 쌓여 생긴 부식토 등이 지력을 지탱해 주기 때문에 6~7년 동안 년 일모작으로 경작한다. 토질이 좋고 표토가 깊을 경우 부분적으로 숙전으로 개량되기도 한다.

4. 김매기 및 수확

화전 첫 해는 잡초가 거의 없어 베어낸 나무뿌리에서 움돋이 하는 나뭇가지 등을 낫으로 베는 정도로 간단하다. 그 이듬해부터는 잡초가 많이 돋아나서 호미로 김매기를 해야 하데 밭이랑이 없는 전파식 밭이라 앉아서 김매기 할 수 없고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일을 해야만 하는 불편이 있다.

김매기 작업은 대체로 여자들의 분담하며 주로 품앗이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일을 하는데 이때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잡담과 노래도 부른다. 수확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모두 베어서 탈곡 때까지 얼러기를 만들어 말리기를 겸해 조, 팥, 콩 등을 보관한다.

5. 짐승으로부터 곡물 지키기

곡식의 결실기가 되면 짐승들의 습격을 방어하는데 전 가족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특히 멧돼지 떼가 한번 습격하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멧돼지는 조, 콩, 팥, 옥수수, 감자 등 모든 곡류를 먹어 치우며, 토끼는 콩을, 오소리와 산까치는 옥수수를 주로 먹는다. 이에 대한 주요 방어 수단은 밭 주변에 움막을 짓고 밤새도록 지키는 것이다. 때로는 밭 주위를 순찰하거나 기물을 이용하여 요란한 소리를 내어 산돼지를 겁먹게 하여 쫓기도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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