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청송 지역에 정착한 문신.

[개설]

김한경(金漢卿)[1456~1552]은 지금의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에서 경상북도 청송군 현서면 도리로 처음 이주해온 의성김씨 입향조이다. 김한경의 가문은 고려 말 이래로 문과와 무과를 통해 일찍이 사족으로 성장하였던 명문가였다. 김한경은 중종반정 이후 교하에 있던 재산을 정리하여 조카에게 물려주고, 처가가 있는 청송으로 내려와서 정자를 짓고 후진을 양성하며 지냈다.

[가계]

본관은 의성(義城). 자는 국보(國寶), 호는 도곡(道谷). 김한경의 고조할아버지 남파(南坡) 김광부(金光富)는 고려 말 홍건적을 토벌한 공으로 순성보리공신(純誠輔理功臣) 병부판서(兵部判書)에 제수되고, 의성군(義城君)에 봉해졌다. 증조할아버지 석포(石圃) 김노(金路)는 고려 말에 사농경(司農卿)을 역임하고, 조선 건국 이후 이조참의(吏曹參議)에 제수되었으나, 교하(交河) 심악산(深嶽山) 석곶촌(石串村)의 암혈동(巖穴洞)에서 은둔하였다. 할아버지는 김노의 둘째 아들인 동헌(桐軒) 김숙량(金叔良)으로 사헌부 감찰을 역임했으며, 할머니는 판서 윤소종(尹紹宗)의 딸 무송윤씨(茂松尹氏)이다. 자식으로 세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김한경의 아버지는 셋째 아들인 김자중(金自中)이다. 큰아버지는 대호군 김성중(金性中)이며, 둘째 숙부는 세종대 청백리(淸白吏)이자, 집의군수를 지낸 김명중(金命中)이다. 김자중은 무과(武科)에 급제한 후 부사직(副司直)을 역임했다. 김한경의 어머니는 사직(司直) 김화(金和)의 딸 숙인(淑人) 언양김씨(彦陽金氏)이다. 김한경의 부인은 계성군(鷄城君) 손사성(孫士晟)의 손녀이자, 생원 손흔(孫昕)의 딸인 정부인(貞夫人) 경주손씨(慶州孫氏)이다. 김한경은 경주손씨와의 사이에서 자녀 3남 3녀를 두었는데, 첫째 아들은 지양(芝陽) 김심(金深)으로 참봉을 지냈으며, 둘째 아들인 정곡(亭谷) 김침(金沉)은 장예원 판결사를, 셋째 아들 율헌(栗軒) 김종(金淙)은 창릉참봉을 지냈다. 이후 후손들 가운데 임진왜란 당시 활약하였던 김성진·김성원·김몽추와 같은 인물들이 배출되었다.

[활동 사항]

김한경의 행적은 이야순(李野淳)[1755~1831]이 지은 행장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1506년 김한경은 중종반정의 공으로 정국원종공신(靖國原從功臣)에 녹훈되었으며, 제용감정(濟用監正)에 제수되었지만 나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풍덕과 해주 등지의 토지 등을 종조카 내금위 모(某)[김용려(金用礪)로 추정됨]에게 물려주고 처가가 있는 청송도호부 도리(道里)로 내려와 정착하였다. 사는 동네를 보도곡(補道谷)이라 이름 붙였으며, 마을 옆에 도곡정(道谷亭)이라는 작은 정자를 지은 뒤 장수(藏修)처로 삼았다. 또한 집실서숙(執實書塾)을 지어 독서하는 곳으로 삼았다. 손중돈(孫仲暾)과는 서로 친밀한 관계를 가졌으며, 이언적(李彦迪)도 김한경을 장인뻘로 여기고 찾아왔다고 한다. 97세를 살았는데, 수직(壽職)으로 자헌대부(資憲大夫)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에 올랐다.

[묘소]

경상북도 청송군 현서면 도리의 재궁동(齋宮洞)에 묘소가 있다.

[상훈과 추모]

김한경을 추모하기 위하여 후손들이 18세기에 건립한 추원당(追遠堂)이 지금의 경상북도 청송군 현서면 도리에 위치해 있다. 도리 추원당은 1992년 11월 26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75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