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A030201 |
---|---|
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병구 |
미륵리 흙베루에서 태어나고 옆집 아가씨와 결혼하여 열심히 살아 왔고 현재도 월악산 민박과 탁탁이네 집이란 상호의 토산품점을 운영하며 말없이 자기 일을 꾸리는 이한탁 씨. 자그마한 체구에 첫 보기에도 부지런함이 배여 나온다.
그는 6·25전쟁과 산간 오지에 살았던 까닭에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후 산을 좋아 한 그는 수정을 주워 팔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맏형이 군대를 갔고 그가 할아버지 밑에서 농사를 짓게 되었는데 참 힘들었다고 했다.
1967년 6월 3일 새벽 4시 30분 경, 논에 물꼬를 보러 갔는데 자꾸 이상한 소리가 어디선가 들리는 것이었다. 두리번거리는 그의 눈에 들어 온 것은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인데 ‘몇 걸음 가서 은신하고 몇 걸음 가서 은신하고’ 하더란다. 길까지 내려 온 그들은 다시 ‘웃등’을 타고 산을 넘어 갔다. 집에 와보니 마을 사람들이 양, 고추장, 된장, 보리 삶아 놓은 것 등이 없어졌다고 웅성거리기에 직감적으로 ‘간첩이다’ 생각한 그는 집에서부터 수안보 지서까지 산길 30리를, 그야말로 죽어라 뛰어가서 신고를 하였다. 수안보 지서에 전투경찰 1개 분대를 보내는데 자기들은 자꾸 뒤로 빠지면서 그를 앞세웠단다. 흔적을 찾아보니 4명이 지나간 것으로 확인되었고 그 사이 군 사단에서 병력이 오고 도 경찰국의 형사들이 도착하여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여 하였단다. 미륵리 지역에서는 3일이 지나도 별다른 동정이 없자 경찰들이 동화원 방향으로 가보자고 하면서 또 앞세우더란다. 가보니 산판 주막집 주인이 ‘골짜기 안에 연기가 나고 륙색을 짊어진 7명이 올라갔다’는 말에 현장을 확인하니 돌멩이 밑에 미륵리에서 도둑 당한 음식 찌꺼기가 거기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은 없고 해서 집에 오니 연풍에서 담뱃집 아가씨가 신고를 하여 식당에서 밥 먹고 있는 일당 중 2명을 사살하고 1명을 생포하였다. 그 생존자가 미륵리를 거쳐 간 것으로 진술하였고 그의 신고가 사실임이 밝혀졌다. 나머지 잔당도 억수계곡에서 결국 소탕되었다. 이후 바로 그는 군에 입대하였다. 군대 생활을 하고 있는 중에 간첩 신고에 대한 표창이 이루어졌다. 도지사 표창, 중앙정보부장 표창, 내무부장관 표창 등. 연풍에서 신고한 담뱃집 아가씨는 현금으로 보상을 받았다는데 “난 그래 놓고 군대갔으니 부상이 뭔지, 누가 떼먹었는지 모르지 뭐!”
그는 아직 그 표창장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고 그 사실을 기념한 기념판까지 마을에 세웠다는데 현재는 볼 수가 없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