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8016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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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平生儀禮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진안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상훈 |
[정의]
전라북도 진안 지역에서 일생을 거치면서 인생의 중요한 단계마다 지내는 의례.
[개설]
평생 의례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생활하다가 일생을 마칠 때까지 삶의 중요한 단계마다 치러야 하는 여러 가지 의식으로, 그 단계를 지낼 때마다 다양한 지위와 상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단계별 평생 의례의 종류로는 사람이 태어나기 전부터 그 부모들이 행하는 기자(祈子) 치성을 비롯한 출생 의례, 성인으로 인정받는 과정인 관례, 한 가정을 이루는 절차로서 혼례, 그리고 죽음을 맞아 치루는 상례, 죽은 이후에 그 후손에 의해 치러지는 제례가 있다.
[출산 의례]
첫째 출산 의례이다. 기자 신앙은 치성(致誠), 주술(呪術), 삼신[産神] 받기 등으로 한다. 그리고 산전(産前)에는 태몽(胎夢), 태아의 성별 및 출산일 예지법, 태중 금기, 유산 방지 및 유산법, 난산(難産) 방지 및 대처, 안산법(安産法)법과 단산법(斷産法) 등이 있다. 해산에는 해산 준비, 산시(産時)·방향의 길흉, 태(胎)의 처리, 금줄, 출산 당일의 금기 등이 담긴다. 산후에는 산실 출입이나 삼신상[産神床], 몸조리, 수유(授乳)에 관한 내용이 있다. 마지막으로 육아 때에는 아기의 옷, 작명(作名), 목욕, 손발톱, 두발의 처리, 아기를 위한 잔치, 첫나들이, 건강과 장수 기원, 아이의 사망 등의 내용이 담긴다.
진안 지역 기자 풍습 및 출산 풍습은 다른 지역과 대체로 비슷하지만 기자 풍습 중에서 칠성이나 용왕에게 아이를 타 오는 풍습과 태몽 이후에 아이를 얻는 일련의 과정이 나타난다. 즉 자식을 낳지 못하는 부인이나 딸만 잇고 아들을 낳지 못한 부인이 아이를 점지해 달라고 기원하는 것을 ‘애기 태운다(타온다)’고 한다. 아이를 타오는 것은 치성을 드리는 장소에 따라 명칭이 다른데, 집안의 장독대에서 드리면 ‘칠성공’, 산골의 옹달샘에서 드리면‘ 용왕공’에 드린다고 한다.
요사이 마을에 젊은이들이 없어 마을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삼신 신앙을 포함한 가신 신앙이 급격히 퇴조해 가고 있는 형편이다.
[혼례 의례]
둘째 혼례 의례에는 의혼, 납채, 연길, 납폐, 혼례식으로 이어진다. 혼례식에는 초행, 전안례(奠雁禮), 교배례(交拜禮), 합근례(合巹禮), 초야(初夜), 동상례(東床禮) 등으로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재행(再行), 신행(新行), 현구 고례(見舅姑禮), 근친(覲親) 등으로 이루어진다.
전통적인 혼인은 중매에 의해 혼인이 결정되었다. 즉 마을 사람이나 가까운 친척이 중매를 하는 관계로 통혼 범위가 좁았다. 마령면 원강정 마을은 전씨와 송씨의 집성촌이어서 전씨와 송씨 간의 혼례가 많이 이루어졌다. 마을 사람 가운데 부유한 집안은 전라남도 남원까지 혼담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진안 인근 지역으로 시집을 가거나 장가를 갔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자녀들이 도시에서 생활함에 따라 배우자 선택이 자유로워졌고 지역 범위도 넓어졌다.
그리고 진안 지역에 현존하는 1세대는 모두가 전통 혼례를 올렸으나 지금은 대부분이 서양식 혼례를 하고 있다. 전통 혼례는 신부의 집에서 치르는 것이 기본이었으나 간혹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경우 곧바로 신랑의 집에서 혼례를 치르기도 하였다. 혼례에서 나타나는 많은 상징들은 부부의 화합과 행복을 기원하는 작용을 한다.
[상례]
셋째 상례는 임종(臨終)을 맞이하면서부터이다. 임종이 확인되면 사자상을 차리고 초혼(招魂)을 한다. 다음으로 수시(收屍)가 진행된다. 시신을 바로 잡는 것을 수시라 하는데, 시신이 굳기 전에 몸이 오므라들지 않도록 반듯하게 하는 것이다. 습염(襲殮)은 시신을 목욕시키고 옷을 입힌 뒤 관에 넣기까지의 과정을 말한다. 입관이 끝나면 명정을 덮는다. 성복(成服)-발인(發靷)-우제(虞祭)-담제(禫祭)의 순으로 진행된다.
장례 풍속 역시 많은 변화를 생겼는데, 예전에는 대부분이 집에서 장례를 치렀으나 지금은 대부분이 장례식장을 이용한다. 그래서 마을에서 품앗이 하는 경우도 적어졌고 상여를 메는 일이 드물다. 원강정 마을에서는 전씨와 송씨들을 중심으로 한 오성계 그리고 타성 받이 성씨들 중심으로 조직된 상부계가 있어 마을에 초상이 나면 상부상조한다. 상례의 현실적인 모습은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상례 제의 절차는 과거와 같이 진행된다.
[제례]
제례는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추모하는 의례이다. 예전에는 제의 종류도 많고 절차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였으나, 현재 행하여지고 있는 제의는 기제사, 차례, 시제뿐이다. 마령면 원강정 마을에서는 모든 집안이 기제사, 차례, 시제를 각각 모신다는 점은 같으나 어떻게 방식은 집안에 따라 다르다.
원강정 마을 송정엽은 기제사는 부(父), 조부모(祖父母)를 각각 따로 모시며, 명절에는 부와 조부모의 밥을 수대로 차려 놓는다. 그리고 시제는 음력 10월 초정일(初丁日)인데, 선산이 진안군 성수면 도통리 산주 마을 거사곡에 위치하여 그곳에서 제를 모신다.
같은 마을 송칠환은 기제사를 부모와 조부모 4분을 각기 따로 모시고 있다. 그러나 자식들의 권유로 앞으로 합제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제는 송정엽과 같은 집안이어서 같은 날 함께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