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고려 말 조선 초 서산 출신의 천문학자.

[가계]

본관은 서령[서산(瑞山)]. 호는 금헌(琴軒). 서령부원군 유성간(柳成澗)의 6세손으로 할아버지는 유굉(柳宏)이고, 아버지는 유성신(柳成臣)이다. 부인은 예조판서 손애(孫埃)의 딸이다. 자식은 유백유(柳伯濡)·유백종(柳伯淙)·유백순(柳伯淳) 세 아들과 딸 둘을 두었다. 서산의 서령 유씨는 대부분 유방택[류방택, 柳方澤]의 셋째 아들인 유백순의 후손으로, 이 지역의 재지 사족으로 이름을 떨쳤다.

[활동 사항]

유방택은 어려서부터 경학(經學)을 배워 경서와 천문역법에 뛰어났다. 1357년(공민왕 6) 홍건적이 침입하였을 때 그가 만든 책력(冊曆)은 적을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유방택은 1369년(공민왕 18) 과거에 장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아갔다. 한학 외에 천체 관측기인 선기(璿璣)의 운용에 능하고, 고대 중국에서 예언이나 수리(數理)에 사용한 『하도낙서(河圖洛書)』의 이치를 꿰뚫고 있었다. 그러나 고려 말 국운이 쇠하자, 서산 도비산에 들어가 은거하였다.

조선 개국 직후인 1395년(태조 4), 태조 이성계(李成桂)는 가로 1m, 세로 2m 정도 크기의 흑요석에 1,467개의 별을 새긴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각석 천문도]를 제작하도록 명하였다. 이에 유방택은 조정의 부름에 응하여 가정대부(嘉靖大夫) 검교중추원부사겸판서운관사(檢校中樞院副使兼判書雲觀事)[지금의 기상청장]로서 이 작업에 참여하였다. 유방택은 각석에 새겨진 별을 일일이 확인하고 계산하는 임무를 해 냈다.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天象列次分野之圖刻石)에는 제작자 11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유방택이 맨 앞에 나온다.

유방택은 천문도 제작을 마치고 고려의 도읍인 개성 취령산(鷲嶺山) 아래에서 은거하다가 1402년에 생을 마쳤다. 유방택은 임종 직전에 아들에게 “나는 고려인이므로 송도[개성]에서 죽을 터이니 내 무덤에 봉분을 쌓거나 묘비석을 세우지 말라”고 유언하였다고 한다. 공주 계룡산 동학사 경내에 있는 삼은각(三隱閣)은 유방택이 고려 말 절의를 지킨 삼은(三隱)인 정몽주(鄭夢周), 이색(李穡), 길재(吉再)의 위패를 모시고 제를 올린 곳으로 전해진다.

[상훈과 추모]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이 완성된 뒤 유방택은 좌명공신(佐命功臣)에 녹훈되고 서산군(瑞山君)에 봉해졌다. 사후 2년 만인 1404년(태종 4) 문정(文靖)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1694년(숙종 20) 충청남도 서산시 인지면 애정리에 세워진 송곡서원[송곡사]에 배향되었다.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은 1985년 8월 9일 국보 제228호로 지정되었다.

2000년 12월 6일 경상북도 영천시 화북면 정강리에 있는 한국천문연구원 보현산 천문대에서 발견한 새로운 소행성에 ‘류방택 XC44’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2006년부터 서산시는 ‘류방택 별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2010년 9월 1일 송곡서원 옆에 그의 이름을 딴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이 문을 열었다. 2011년 현재 사용되고 있는 1만 원권 지폐의 뒷면에 도안된 이미지가 바로 유방택이 제작한 천상열차분야지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