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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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醬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 가잠 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우자원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콩을 발효·숙성시켜 음식의 간을 맞추는 데 쓰는 액상 조미료.
[개설]
순창 전통 간장은 재래식 간장을 말하며 재래식 간장은 잘 삶은 콩에 자연 속의 곰팡이와 세균 등의 미생물이 배양된 후 덩어리 모양이 된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발효와 숙성을 시킨 후 액상 부분을 분리하여 여액(濾液)을 6개월 이상 숙성시켜서 조미료로 사용하는 전통적인 콩 발효 식품이다.
[연원 및 변천]
우리나라에서 장을 담그기 시작한 사실은 고구려 고분인 안악 3호분(安岳三號墳)의 벽화와 『삼국사기(三國史記)』의 기록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고려사(高麗史)』 식화지(食貨志)에는 1018년(현종 9) 거란의 침략 때와 1052년(문종 6) 기근 때 굶주린 백성에게 간장과 된장을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시대 중엽의 『산림경제(山林經濟)』에 조장법(造醬法)이 나와 있는 것을 보면 현재의 장 담그기와 같은 방법이 정착된 것을 알 수 있다.
예로부터 순창은 청정한 자연환경과 섬진강 상류의 깨끗한 물, 장의 품질을 좌우하는 기후 조건[연평균 기온 12.4℃, 습도 72.8%, 안개 일수 77일]으로 효모균 번식에 최적의 환경이었으므로 장맛이 좋기로 유명하였다. 순창에서 간장을 담그는 시기는 추운 겨울[12~3월]로서 산화 속도와 유산균 번식이 느려 신맛이 생기기 않으며, 전통적인 방법으로 빚은 메주와 천일염의 사용 및 오랜 숙성을 통해 순창의 장은 깊고 진한 맛을 낸다.
[만드는 법]
순창군에서 재래식 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메주를 제조해야 하는데, 콩을 삶아서 식기 전에 으깨서 구형 또는 입방형의 덩어리를 만든 다음 20~30일간 건조하여 균열이 생기면 이것을 짚을 이용하여 27~28℃에 2주간 방치하면 균류[내면에는 Bacillus subtilis, Bacillus pumilu 등의 세균이, 표면에는 Aspergillus 속, Mucor 속 등의 곰팡이]가 번식하여 효소 작용이 시작되며, 이를 햇볕에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쳐 메주로 만들어진다.
씻어 말린 메주를 식염수를 넣은 항아리에 메주가 뜰 정도로 넣고 여과하여 불순물을 제거한 후 숯, 대추, 고추 등을 넣어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발효시킨 다음 2~3개월의 숙성 기간을 거쳐 즙액을 분리한 후 이를 액으로 하여 달여서 만들어지는 장을 간장이라 한다.
전통 간장은 콩으로만 메주를 만들기 때문에 원료인 콩 속에 함유되어 있던 수크로스(sucrose), 스타키오스(stachyose), 라피노스(raffinose) 등의 가용성 탄수화물은 메주 제조 과정 중 고초균, 젖산균, 효모, 곰팡이 등의 메주 미생물들에 의해 이용되어 완성된 메주 내에는 잔당의 함량이 아주 낮다. 그래서 소금물로 희석된 간장덧에는 발효성 탄수화물 함량이 아주 낮기 때문에 젖산은 0.7% 정도 함유되나 알코올 발효는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원료인 콩 중의 단백질은 메주 미생물의 프로테아제(protease), 펩티데이스(peptidase) 등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저분자 펩티드(peptide), 아미노산성 질소 함량이 상당히 높고 특히 글루탐산[glutamic acid] 함량이 높아 조미료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콩을 삶아서 벽돌 형태로 성형한 후 볏짚에 매달아 메주를 띄운다. 둘째, 메주를 깨끗이 털고 물로 세척한다. 셋째, 씻은 메주를 항아리에 쌓은 다음 적정 염 농도의 소금물을 붓는다. 넷째, 항아리에 숯, 고추 및 대추를 넣은 뒤 2~3개월 숙성시킨다. 다섯째, 메주를 꺼내서 된장을 제조하고, 여액을 여과포로 여과 후 6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여섯째, 간장을 달인 후 완성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순창군에서 볏짚을 사용하는 이유는 메주 발효에 이용되는 미생물을 공급하고 볏짚의 바람직한 냄새를 제품에 옮기는 동시에 발효 중에 생긴 암모니아의 불쾌한 냄새를 흡수하는 데 있다. 소금 속에 있는 간수[염소 성분]를 침전시킴으로써 된장에서 쓴맛이 나지 않도록 하며, 항아리를 자갈 위에 놓으면 깨끗하고 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와 곰팡이 번식을 도와주며, 땅 위에서 올라오는 수분과 지열을 받지 않게 해 준다. 자갈을 많이 깔고 항아리를 올려야 공기의 소통이 원활해지며, 항아리는 재래식으로 유약이 적게 발라진 것을 사용한다.
순창군 풍산면에 사는 설봉례[79세]는 정월에 설 쇠고 말날, 호랑이날, 토끼날 중 날을 받아서 장을 담는데, 방식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물 한 동이에 소금 서 되씩 풀어 메주가 둥둥 떠오를 정도로 소금물을 짜게 한 다음 고추와 숯을 넣는다. 서너 달 지난 다음 메주는 건져서 된장을 만들고, 여과액은 솥에서 달여 간장을 달인 다음, 항아리에 붓고 망을 덮어 보관한다.
순창군의 일반 가정에서 간장을 만드는 방법은 12월경에 콩으로 메주를 쑤어 자연 발효시킨 후, 다음 해 2~4월경에 소금물에 메주를 담가 1~2개월 숙성시킨다. 그런 후에, 메주를 띠우고 간장을 달이면서 맛과 수분을 조절한다. 재래식 된장과 분리하여 1년 이상 원액 그대로 자연 발효를 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