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매화리는 윤촌과 최촌이라 불리기도 한다. 과거 파평윤씨(坡平尹氏)가 기성면 삼산리에 입향하여 살다가 1558년경에 이 마을에 와서 개척(開拓)하여 대대(代代)로 살았으므로 윤촌(尹村)이라 불리며, 마을의 또 일부분은 강릉최씨(江陵崔氏)가 지금의 북면 고목리 무령현(武靈峴)에 입향하여 살다가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이곳에 와서 최씨(崔氏)가 집단을 이루고 살았으므로 최촌이라 전하고 있다.

90가구 내외의 마을은 파평윤씨와 강릉최씨가 저울의 양쪽 접시와 같이 비등한 관계로 마을을 형성하고, 그들의 영역 또한 윤촌과 최촌으로 구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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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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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촌전경

파평윤씨와 강릉최씨 중 어떤 성씨가 마을에 먼저 입향하였는지에 대한 내용은 정확하게 전해지는 바는 없다. 영양남씨의 부인이 남편과 사별한 뒤 친정인 파평윤씨 금매리 가님질동으로 돌아왔고, 이후 종가에서 지금의 윤촌에 가서 살기를 권유한 후 매화리로 들어왔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16세기 후반에 파평윤씨 일가가 매화리를 기반으로 마을을 형성하기 시작하는데, 매화리에 터를 잡고 살던 파평윤씨들은 옆 마을 몽천으로 세력을 확장하였다. 이 시기와 맞물려 강릉최씨가 파평윤씨가 머물던 윤씨종가에 들어오게 되는데, 이는 파평윤씨 일족이 몽천으로 그 세거지를 확산한 시기와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정황을 보았을 때 강릉최씨도 일찍이 매화리에 세거를 하였음을 짐작하게 하며, 파평윤씨는 지리적으로 좀 더 나은 환경을 가진 몽천으로 그 세거지를 이동하였음을 뒷받침한다.

파평윤씨의 세거지 확장과 강릉최씨의 세거지 확보 등에 대한 자료를 보여주는 매화리 초입에 위치한 최운기의 고택은 파평윤씨의 26대손 윤경원(尹景遠)이 최촌으로 이사를 온 곳으로, 당시 이 집은 파평윤씨 지파의 종가로서 알려져 있다. ㅁ자형의 뜰기와 집으로 가묘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평윤씨 집안이 몽촌으로 이주하면서 강릉최씨 가문이 이 집으로 들어왔다고 전함에 따라 집의 주인은 마을의 세거성씨 흐름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

윤촌의 초입에 위치한 윤광수 가옥의 정확한 건립연대는 확인할 수 없으나, 1750년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택으로 1960년경 중수하였으며, 정면 4칸, 측면 4칸 규모의 뜰집으로 사랑채와 안채가 연이어져 ㅁ자형을 이루고 있다. 평면은 전면의 중문을 중심으로 우측에는 부엌, 좌측에는 창고에 연접하여 사랑채를 구성하였는데 전면과 우측에 반칸 크기의 쪽마루를 부설하여 난간을 두르고, 지붕을 겹처마로 꾸며 사랑채로서의 격식을 갖추려 하였다. 안채는 2칸 폭의 마루를 중심으로 좌우에 상방과 도장방을 두었다. 좌측에는 상방의 전면에 중방을 두어 익사(翼舍)를 이루면서 사랑채와 연결하고, 우측에는 도장방 앞으로 2칸 규모의 안방을 부엌과 연접시켰는데 상방과 중방 좌측에는 사랑채에서 연장되는 쪽마루를 부설하여 그 뒤쪽의 화장실과 연결하였으며, 안방의 우측 간살을 다른 칸보다 넓게 잡은 것 등이 특이하다. 구조는 자연석 기단 위에 막돌초석을 놓고 그 위에 네모기둥을 세웠다. 상부구조는 사랑채와 안채 모두 3량가로 대량 위에 동자주를 얹어 종도리를 받게 한 간략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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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수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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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수 가옥

가옥을 통한 성씨의 세거 흐름은 최촌마을 복판에 위치한 담양전씨 종가로도 파악할 수 있다. 최촌마을 복판에는 담양전씨 종가가 위치한다. 건립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00여년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넓은 터에 동향으로 자리하고 있다. 담양전씨 종가는 파평윤씨와 강릉최씨를 뒤이어 매화리에 세거를 하며 자리를 잡은 또 다른 성씨에 대한 흔적을 보여준다. 그 연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16세기에 전백경(田百頃)이 매화리에 복거하였으며, 그의 형제 중 막내인 전말경(田末頃)은 울진군 북면 화동리에 자리를 잡아 정착하였다.

전백경은 전말경이 사는 화동으로 일시 옮겨 갔다가 다시 매화리로 돌아와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연유에서 매화리로 이주하였는지 알 수 없지만 담양전씨가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이곳에 파평윤씨와 강릉최씨가 터를 잡고 세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담양전씨는 마을에 정착하기 위하여 혼인과 학맥을 이용하게 되는데, 그 흔적으로 전말경의 고손(高孫) 전빈(田鑌)의 손녀가 파평윤씨 윤방(尹坊)과 혼인하여 윤사진(尹思進)을 낳았다. 이렇듯 담양전씨 가문은 뒤늦게 마을에 들어왔지만 윤씨 가문과의 혼인관계를 통해서 매화리에서 자리를 잡았고, 비교적 오랫동안 이곳에서 세거하였음을 담양전씨 종가와 함께 매화파 종손 전민재(田敏栽)[1696~1742]의 묘소가 매화면에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오늘날 매화리에서 담양전씨는 타지로 이주하여 그 수를 많이 찾을 수는 없지만, 강릉최씨가 득세했다고 생각한 최촌의 정중앙에 비교적 넓은 대지로 담양전씨 종가가 위치하고 있음은 과거 담양전씨도 어느 정도 그 세를 가지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담양전씨 종가는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의 우측으로 방과 마루 2칸을 달아내고 있는 ㄱ자형 배치를 하고 있다. 이는 울진의 많은 가옥들이 ㄷ자 형태를 하고 있는 특징을 고려한다면 보기 드문 형태를 띠고 있다. 평면 구성은 우측부터 앞·뒤열로 정지와 봉당, 도장·안방과 마루 2칸, 웃방과 샛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다시 샛방 앞으로 사랑방과 사랑마루 각 1칸씩을 돌출 배치시킨 형태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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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전씨 종가

여덟자 온돌중심형 가옥에서 종으로 확장시킨 유형으로 겹집이 집안의 사정 또는 외부적 상황에 따라 변화된 양상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 본채 마구 앞에는 방앗간채가 있었으나 1980년대에 허물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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