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마현리에 있는 고개.

[개설]

말고개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마현리와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마현리의 경계에 있으며, 높이 550m의 고개이다. 적근산과 대성산을 잇는 능선의 중간 지점으로 국도 제5호가 지나간다.

[명칭 유래]

말고개, 즉 마현(馬峴)이라는 지명은 조선 시대의 고지도 및 고도서 여러 곳에 기록되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김화현에서 마현(馬峴)은 현 동쪽 29리에 있다는 기록이 있으며, 『여지도서(輿地圖書)』에도 유사한 기록이 나타난다. 또한 『해동지도(海東地圖)』, 『광여도(廣輿圖)』, 『1872년 지방지도』 등 김화의 고지도에도 마현이라는 고개가 표현되어 있다. 지명에서 보통 ‘말’은 마루, 꼭대기 등의 의미가 있다. 따라서 말고개는 과거에 김화에서 화천까지 가는, 적근산의 고갯길이 얼마나 험준하였는지를 보여 준다. 말고개는 임진왜란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일본의 한 장수가 고개 부근에 있는 천불암(千佛巖)을 지날 때,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말을 무시하고 지나가다가 말발굽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왜장은 하는 수 없이 자기 애마를 죽이고 그 피를 천불암에 뿌렸다고 한다. 그 후 왜장과 군졸들이 말고개를 넘다가 벌을 받아 협곡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전한다. 현재 마현리·마현 초등학교·마현교 등에 마현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으며, 행정구역 ‘마현리’는 철원군 근남면과 화천군 상서면에 모두 있다.

[자연환경]

말고개는 적근산과 대성산을 연결하는 능선에 있는 고개로서 임진강 수계와 북한강 수계의 분수령이다. 말고개 능선의 북서 사면은 마현분지의 방동천[또는 마현천]을 거쳐 화강으로 유입한 후, 한탄강을 따라 임진강으로 유입한다. 남동 사면은 강원도 화천군의 화천천을 거쳐 북한강으로 유입한다. 두 물길이 다시 만나는 것은 한강 하구에 이르렀을 때이다. 말고개와 그 주변 지역은 6·25전쟁 이후 민간인 통제 지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여 자연생태계가 우수하게 보존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말고개에서부터 적근산의 남동 사면 지역은 활엽수림이 원시림처럼 우거져 있는데, 면적 18.4㎢의 지역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현황]

말고개에는 6·25전쟁의 금성 전투 참전 장병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금성지구 전투 전적비가 있다. 금성 전투는 1953년 7월에 휴전을 앞두고 옛 금성군(金城郡) 지역인 강원도 김화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로서 ‘7·13 공세’라고도 한다. 과거 말고개를 지나던 국도 제5호는 굴곡이 매우 심하였는데, 현재는 도로 확장 및 포장 사업으로 굴곡이 심한 도로를 직선화하한 곳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