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 사망한 문신.

[가계]

허봉(許篈)[1551~1588]의 본관은 양천(陽川)이고 자는 미숙(美叔), 호는 하곡(荷谷)이다. 증조할아버지는 허담(許聃)이고, 할아버지는 증이조참판 허한(許澣)이다. 아버지는 동지중추부사 허엽(許曄)이며, 어머니는 예조판서 김광철(金光轍)의 딸 강릉김씨(江陵金氏)이다. 동생은 허난설헌(許蘭雪軒)·허균(許筠)이다.

[활동 사항]

허봉은 1568년(선조 1) 생원과에 합격하였고, 1572년(선조 5) 친시문과에 급제하였다. 1573년 사가독서[조선 시대에, 유능한 젊은 문신들을 뽑아 휴가를 주어 독서당에서 공부하게 하던 일]하였으며, 1574년에 성절사(聖節使)의 서장관으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1575년 이조좌랑, 1577년 교리, 1583년 창원부사를 역임하였다.

허봉은 동인(東人)의 선봉이 되어 서인(西人)들과 대립하였고, 1583년 병조판서 이이(李珥)의 직무상 과실을 탄핵하다가 함경도 종성에 유배되었다. 1585년 유배에서 풀려난 뒤에는 인천·춘천 등지를 유랑하다가 1588년 금강산에 당도하였다. 허봉은 금강산에서 병이 들어 서울로 돌아오다가 김화현[현 철원군] 생창역(生昌驛)에서 사망하였다.

[학문과 저술]

허봉의 저서로는 『하곡집(荷谷集)』, 『하곡수어(荷谷粹語)』가 있다. 허봉은 시문에 능하여 많은 글을 남겼는데, 특히 서장관으로 명나라에 다녀온 뒤에 쓴 기행문 「하곡조천기(荷谷朝天記)」는 당시 중국의 지리와 기상, 경제 제도와 풍속 등을 일기체로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