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완주군에서 오랜 세월을 두고 기억·전승되어 마음에 꺼려서 하지 않거나 피하는 말.

[개설]

금기어(禁忌語)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에 꺼려서 하지 않거나 피하는 말”이다. 주로 오랜 시간 전해 내려온 관습이나 종교와 관련이 많다. 도덕적으로 혹은 관습적으로 회피하는 행위를 못하게 하려 하거나 공포의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려고 할 때 금기어를 주로 사용한다. 따라서 금기어는 그 지역의 문화, 역사, 관습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완주 지역의 금기어]

금기어는 주로 ‘무엇을 하면 어떻게 된다[부정적 결과]’나 ‘무엇을 하면 무엇이 나쁘다’와 같은 문장 형식을 취한다.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에 거주하는 노년층에게서 확인한 몇 가지 금기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출산과 관련된 금기어: 갓 태어난 아이의 건강과 관련된 것들이다.

① 아기를 낳은 집에서는 가축을 잡으면 안 된다: 가축을 잡을 때 주로 목을 비트는데, 이런 일을 하면 아기의 목이 비뚤어진다는 속설에 따른 것이다.

② 산모가 닭을 먹으면 안 된다: 아기의 피부가 닭의 피부처럼 변하게 될 것을 우려한 데서 나온 말이다.

③ 산모가 엿기름을 먹으면 안 된다: 실제로 엿기름을 먹으면 젖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2) 신체와 관련된 금기어: 주로 신체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① 엄지 발가락이 둘째 발가락보다 짧으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다.

② 입 주변에 점이 있으면 안 좋다.

③ 발바닥에 점이 있으면 역마살이 있다.

3) 민간 신앙과 관련된 금기어: 특별한 연관 관계를 찾을 수는 없으나 오랜 시간 관찰에 의해 굳어진 것들이다.

① 비오는 날 머리 감으면 부모상 때도 비가 온다.

② 여자가 돈 빌리러 아침 일찍 오면 재수가 없다: 특히 장사하는 집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이러한 금기를 지키는 집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