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 있는 원릉(元陵)에 묻힌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 김 씨 사후 진행된 국장 의식에 관해 기록하여 1805년에 간행한 책.

[개설]

『정순왕후국장도감의궤(貞純王后國葬都監儀軌)』는 영조(英祖)의 계비 정순왕후 김 씨가 죽은 뒤 진행된 국장 의식에 관해 기록한 의궤이다. 현재 2건이 서울 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에 소장되어 있으며, 어람용으로 제작된 의궤는 전해지지 않는다. 1805년 정순왕후가 승하하자 국장 절차가 시작되었다. 조선 시대 국장의 절차는 상당히 복잡하였기 때문에, 국장도감(國葬都監)과 함께 빈전혼전도감(殯殿魂殿都監), 산릉도감(山陵都監) 등 이른바 삼도감(三都監)을 설치하여 관련 절차에 따라 서로 협조하도록 하였다. 그중에서 국장도감은 국장의 전반적인 진행 및 관리를 담당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빈전에서 발인하여 산릉에 안장하고 돌아와 신주를 혼전에 모시는 절차 등을 맡았다.

[저자]

『정순왕후국장도감의궤』는 정순왕후의 국장 절차를 총괄하기 위해 임시로 설치된 국장도감에서 작성했다. 국장도감의 총책임자는 총호사(總護使) 좌의정(左議政) 서매수(徐邁修)였다.

[편찬/간행 경위]

『정순왕후국장도감의궤』는 국장 절차가 끝난 후, 국장도감에서 장례와 관련한 자세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간행하였다.

[형태/서지]

『정순왕후국장도감의궤』는 총 4책 58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울 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의 오대산 사고 분상용의 크기는 가로 32.2㎝, 세로 45.7㎝이며, 표지는 홍포로 장정되어 있다. 본문 종이는 저주지[왕실이나 중앙 관아에서 문서 작성이나 왕실 배포용 책자를 만들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닥나무 껍질로 만든 두꺼운 종이]를 사용하였다. 본문 한 쪽에 총 12행, 행당 최대 24자의 글자가 기록되어 있다. 판심(版心)[접어서 양면으로 나눌 때 책장 가운데 접힌 곳]에는 상내향 이엽화문 어미(上內向二葉花紋魚尾)[물고기 꼬리 모양의 검은 위 어미가 아래쪽을 향하며, 어미 부분에 2개의 화문이 있는 형태]가 그려져 있다. 권수제(卷首題)[본문 앞에 나오는 제목]는 '가경십년을축정월 일 국장도감의궤(嘉慶十年乙丑正月 日 國葬都監儀軌)'이다.

[구성/내용]

『정순왕후국장도감의궤』의 제 1책에는 전체 목록이 실려 있으며, 좌목(座目)‧승전(承傳)‧장계(狀啓)‧이문(移文)‧내관(來關)‧예관(禮關)‧의주(儀註)‧품목(稟目)‧감결(甘結)‧물력(物力)‧상전(賞典)‧의궤(儀軌) 등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록에 이어 정순왕후의 사망 및 장례 절차가 날짜순으로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다. 좌목은 도감 담당자들의 명단이며, 승전에는 국장 절차와 관련하여 국왕 순조가 내린 전교가 실려 있다. 장계는 도감 담당자가 한성 바깥에서 벌어지는 장례 절차에 대해 국왕에게 올린 일종의 보고서이다. 이문, 내관, 예관 등은 도감이 다른 관서와 주고받은 문서들이다. 의주는 국장도감의 주도하에 진행되는 의식의 절차를 상세하게 기록한 항목이다. 품목은 도감의 운영과 관련하여 품의하여 결재를 받는 내용이다. 감결은 도감에서 내린 지시 사항을 모아 놓은 항목이다. 물력 항목에는 도감 운영에 쓰인 비용을 세부 항목별로 기록하였다. 상전은 국장 절차가 끝난 후 도감 인원들을 시상하는 내용이며, 의궤 항목은 의궤 제작과 관련된 내용만을 따로 수록한 것이다. 제 2책~제 4책도 제1책과 유사한 구성으로, 도감 내 하부 관서들의 담당자, 주고받은 문서, 담당한 기물의 도설과 소요 물자, 반차도 등이 실려 있다.

[의의와 평가]

『정순왕후국장도감의궤』는 왕실의 국장 행사에 관해 상세하게 알 수 있게 해 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정치사‧문화사‧사회 경제사 등 다양한 방면의 연구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2007년 6월 제8차 유네스코(UNESCO) 기록 유산 국제 자문 위원회에서 조선 왕조의 의궤 전체를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하여, 『정순왕후국장도감의궤』도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