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193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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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阿且山 |
영어공식명칭 | Achasan |
분야 | 구비 전승·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구리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서은아 |
[정의]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에 가람 이병기가 오른 경험을 소재로 쓴 연시조.
[개설]
「아차산」은 『가람 시조집』에 「대성암」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5연시조인 「대성암」에서 앞의 3연을 따로 떼어 부르는 명칭이 「아차산」이다. 이병기가 아차산에 오른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지은 기행 시조이다.
[구성]
「아차산」은 3연으로 구성된 연시조로, 아차산의 대성암과 대성암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1연에서는 호젓한 아차산의 모습을 묘사하며, 2연에서는 황량한 아차산성의 모습을 통해 멸망한 왕조의 덧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3연에서는 아차산성에서 내려다 본 푸른 한강과 하얀 백사장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내용]
1연은 아차산을 오르는 산길에 대한 묘사로, 인적이 드물어 호젓하지만 주위의 바위와 풀꽃들이 어울어져 적적하지 않다는 내용이다. 2연은 아차산성에 대한 묘사로, 한강 유역에 자리잡은 아차산성은 삼국의 치열한 다툼이 벌어졌던 곳이다. 그러나 이제 아차산성은 성을 고인 돌에 검은 버섯이 돋아나고, 벌어진 구멍 사이로 다람쥐가 드나드는 황량한 옛 성일 뿐이다. 3연은 아차산성에서 내려다보이는 정경으로, 옛날의 자취는 사라지고 한강의 푸른 물과 하얀 백사장만이 눈 앞에 펼쳐진다는 것이다.
고개 고개 넘어 호젓은 하다마는
풀섶 바위서리 빨간 딸기 패랭이꽃
가다가 다가도 보며 휘휘한 줄 모르겠다
묵은 기와쪽이 발 끝에 부딪치고
성을 고인 돌은 검은 버섯 돋어나고
성긋이 벌어진 틈엔 다람쥐나 넘나든다
그리운 옛날 자취 물어도 알 이 없고
벌건 메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 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모여 어린다
[특징]
우리말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이병기는 토박이 우리말이 있는 경우 우리말을 시어로 선택했는데, 「아차산」은 한자어를 쓰지 않고 우리 토박이 말만으로도 아름다운 시조를 지어낼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아차산」은 1연에서 '빨간 딸기', 2연에서 '검은 버섯', 3연에서 '벌건 메' ,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 모래' 등 색채어를 사용하여 시각적 이미지를 감각적인 표현으로 구사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아차산」은 가람의 시조 중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작품이며, 교과서에 수록되면서 뭇 사람들의 입에 널리 회자되었던 시조이다. 시조 「아차산」은 특히 가람의 어휘 선택이 돋보이는데, '빨간' '벌건' '검은' 파란' '하얀' 등 감각이 풍부한 색채어를 사용하여 두드러진 회화성을 보여 준다. 회화성을 중시하는 이러한 가람의 창작 기법은, 현대 시조 발전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시조의 혁신을 주장하고, 그 일환으로 감각어를 풍부하게 사용해 실감 실정(實感實情)을 강조했던 가람의 사상이, 「아차산」에 잘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