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 있는 목릉에 묻힌 조선 후기의 왕비.

[개설]

의인왕후(懿仁王后)[1555~1600]는 조선의 제14대 왕 선조(宣祖)의 왕비이다.

[가계]

의인왕후의 본관은 나주(羅州)이며, 1555년(명종 10) 4월 15일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반성부원군(潘城府院君) 박응순(朴應順)이고 어머니는 세종의 후궁 신빈 김씨의 아들 계양군(桂陽君)의 증손자인 이수갑(李壽甲)의 딸이다. 남자 형제로는 임진왜란 당시 강원도소모사(江原道召募使)로 활약한 박동언(朴東彦)이 있다. 선조의 부마 박미(朴瀰)의 아버지 박동량(朴東亮)과는 사촌지간이다. 선조는 14남 11녀가 있었으나 이 중 의인왕후의 소생은 없었다.

[활동 사항]

의인왕후는 1569년(선조 2) 왕비로 책봉되어 가례(嘉禮)를 행하였다. 이때 아버지 박응순도 돈녕부도정(敦寧府都正)이 되었고, 이후에 반성부원군이 되었다. 1572년에는 친잠(親蠶)을 했다. 의인왕후는 1590년(선조 23)에 장성왕후(章聖王后)의 존호를 받았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평양으로 피난을 갔다가 함흥으로 옮기고자 했으나 평양의 군민들이 난을 일으켜 길을 막고, 궁궐의 비를 쳐서 말에서 떨어뜨리는 등 의인왕후의 피난길을 방해하였다. 관찰사 송언신(宋言愼)이 주동자 두어 명을 참수해서 목을 건 후에야 군민들이 진정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평양에서 벗어나 해주(海州)에 머물면서 난을 피하였다. 피난 중이었던 1595년(선조 28) 어머니 전주 이씨가 사망하였다. 1597년(선조 30) 정유재란이 일어나 다시 수안(遂安)으로 피난하였다. 1599년(선조 32) 의인왕후는 수안에서 병을 얻어 상당히 위중한 상황이었다. 세자 광해군이 병문안을 하고자 하였으나 의인왕후는 세자가 병문안을 오다 몸이 상할까 우려된다며 세자의 행차를 멈추라는 하교를 내렸다. 의인왕후는 생전에 광해군을 매우 아꼈고 광해군도 의인왕후 사후 직접 제사를 올릴 정도로 사이가 돈독했다고 한다.

1600년(선조 33) 6월 27일 의인왕후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자 명산대천과 종묘에 제를 올리고, 감옥의 죄수들을 풀어 주는 의식을 행하였으나 경운궁(慶運宮)에서 46세로 세상을 떠났다.

의인왕후는 생전에 대비를 효성으로 받들고, 선조를 한결같이 공경하여 섬겼다고 한다. 친정의 사사로운 일을 부탁하는 법이 없었고, 선조가 낳은 자식들을 사랑하여 아이들도 의인왕후를 잘 따랐다고 한다. 투기하는 마음이나 꾸미는 말이 없었고 천성이 인자하고 유순하며 성실했다고 한다.

[저술 및 작품]

의인왕후의 장례와 관련하여 『의인왕후빈전혼전도감의궤(懿仁王后殯殿魂殿圖監儀軌)』 1책, 『의인왕후산릉도감의궤(懿仁王后山陵都監儀軌)』 1책의 의궤가 남아 있다.

[묘소]

의인왕후의 능은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 경내에 있는 목릉(穆陵)이다. 1600년(선조 33) 12월 22일 장례 당시에는 건원릉(健元陵)의 동쪽에 안장하고 유릉(裕陵)이라고 하였으나, 1630년(인조 8) 물길이 있고 풍수상 불길하다 하여 현재의 위치로 능을 옮기고 목릉이라 하였다.

[상훈과 추모]

1610년(광해군 2) 왕이 효경전(孝敬殿)에 친히 제사하고 의인왕후의 존호에 정헌(貞憲)을 추가하여 올렸다. 1892년에 장성휘열정헌의인왕후(章聖徽烈貞憲懿仁王后)로 존호를 추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