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801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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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Conveyance Implement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물품·도구/물품·도구 |
지역 |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전곡리 전내마을 |
집필자 | 김은정 |
[정의]
경상북도 울진 지역에서 예로부터 말이나 소의 목에 얹어 매는 형태로 물건을 운반하는 데 쓰는 도구.
[개설]
발구는 두 개의 긴 나무를 나란히 얽어서 거름이나 땔감 또는 사람을 나르는 데에 쓰는 운반구로 외발구와 쌍발구 두 종류가 있다. 외발구는 강원도 등지의 산간 지대에서 눈이 많이 쌓였을 때나 산에서 통나무와 섶나무를 나르는 데 쓴다. 쌍발구는 앞채와 뒷채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는데 산에 나무를 하러 갈 때 기슭까지는 앞뒤 두 채를 이어서 끌고 가고, 산으로 오를 때에는 소의 힘을 덜어 주기 위해 앞채만 쓴다.
[연원 및 변천]
발구에 대한 첫 기록은 1485년에 나온 『경국대전(經國大典)』에 보인다. ‘발외’ 항목에서 “곡차 곱쟝 술ㅣ 혹 동차 강 발외 오”라 새겼다. ‘곱쟝 술ㅣ’는 굽은 수레라는 말로 발구의 옆모습이 숟가락처럼 휘우듬하게 굽은 것을 이른다. 강은 중국 사람들이 긴 나무 양 끝에 물건을 걸고 어깨로 메어 나르는 채를 가리킨다. 양쪽이 발구처럼 휘어진 까닭에 ‘발외 오’라 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발구는 본디 ‘발외’였던 것을 알 수 있다.
[형태]
발구는 보통 사다리 모양으로 위는 좁고 아래쪽이 벌어지도록 연결시킨 모양인데 앞쪽에는 가로대[멍에]를 박아서 소 등에 얹으며, 뒤의 양쪽에는 짧은 기둥을 세우고 여기에 역시 가로대[달애]를 붙였다. 이 달애는 실린 물건이 흘러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그리고 땅에 닿는 달애의 아랫부분은 지면에 평행이 되도록 깎아준다. 이렇게 해야만 저항이 적어 눈이나 얼음 위에서 잘 미끄러진다.
발구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길이는 3~4m이며 너비는 1m 내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달애에 두 개의 바퀴가 달린 작은 달구지를 연결시켜서 끌기도 한다. 달구지의 사면에는 낮은 널벽을 세운다. 무게는 무겁지 않으나 부피가 큰 것을 실을 때에는 달애에 또 다른 발구를 잡아매어 운행하기도 한다.
또한 ‘똥뒤’라고 하여 긴 통나무 위에 짧은 기둥을 세우고 여기에 Y자 모양으로 한쪽이 벌어진 틀을 박아 달애에 연결시키기도 한다. 앞이 벌어진 부분에는 물건이나 곡식이 담긴 광주리 따위를 얹는다. 발구는 대체로 얼음이 깔리거나 눈이 깊어서 달구지를 이용할 수 없는 곳에서 많이 쓰이는데, 함경도를 비롯한 평안도의 산간 지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무게는 20㎏ 내외이다.
울진군 금강송면 전곡리 전내마을에서 조사 보고된 발구는 원목을 싣고 끌어서 운반할 때 쓰였다. 발구를 끌 수 있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 경사로 지면을 정지하고 발구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나무토막을 적당한 간격으로 깔아 침목으로 이용한다. 또한 이 길은 계곡을 이용하기 때문에 길을 낼 수 없는 낭떠러지 같은 곳은 나무를 베어 다리를 축조하기도 한다.
발구 하나에 한 사람씩 원목을 싣고 낙동강변까지 끌어서 운반하는데 가속이 붙을 때는 위험하기 때문에 속도의 완급조절이 중요하다. 낙동강변에 발구가 도착하면 각자 자기의 발구를 멜빵으로 걸머지고 시발지로 돌아오는 것을 계속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