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반이 유지되어야 동네가 유지될 것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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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움 굴림 바탕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A010203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 거일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승훈

거일2리의 노반은 여전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그 영향력이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노반의 역할 비중이 컸을 때 마을의 대소사는 모두 노반을 거쳐서 결정되었다. 노반의 주요 역할에는 동중 대행사 운영의 심의 결정, 동임 선발, 동중 제반재산의 관리감독, 동제·별신제의 제관 선정 및 제의 주관 등 대부분의 마을 일을 모두 노반을 거쳐서 결정되었다. 동중 대행사가 있을시 양력 6월 20일과 12월 20일에 열리는 ‘대동추’(대동회의)에서 주민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집행하는데, 이전에 노반회가 열려 대동추에 상정될 안건을 미리 심의한다. 그러나 ‘대동추’(대동회의)는 주민 전체의 의견을 통해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노반회에서 통과한 안건을 대동추에서 확인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모습에서 과거 노반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마을의 임원을 선출하는 것도 노반에서 결정하였다. 노반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인 이임, 동수 등이 마을의 임원이기 때문에 노반에 든다는 것은 마을의 임원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다. 즉 마을의 임원은 노반에 들어가기 위한 통과의례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마을 임원의 선출을 노반에서 담당하는 것이다. 동중 제반재산의 관리감독 역시 노반에서 담당한다. 어촌 마을의 재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연안 어장이다. 특히 미역을 채취하는 짬을 포함한 제1종 공동어장은 마을 주민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러나 수협의 하위단위로 어촌계가 생기고 공동어장의 관리권을 법적으로 부여받은 후 미역짬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1종 공동어장의 관리는 어촌계에서 담당하고 있다.

동제·별신제의 제관 선정 및 제의 주관을 노반에서 담당하고 있다. 과거 동제과 별신제의 제관은 제일에 맞추어 생기가 맞는 사람을 선정하는데 이러한 일을 노반에서 담당하였다. 또한 현재 마을의 인구가 줄어들고 제관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아지자 노반에서 이임들이 담당하게 했다. 2008년 정월대보름에 지냈던 동제에도 이임들과 노반의 가장 어른인 좌상어른이 동제의 제관을 담당하였다. 이처럼 노반은 마을의 생업활동부터 전체적인 운영에 이르기까지 마을 전체를 관장하였으며 마을의 위계를 정하여 마을의 안정적인 생활을 담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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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늘날 노반은 과거만큼 많은 힘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노반의 여전히 중요한 의결기구로써 마을의 중요 사건을 결정하는 데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과거만큼 노반의 결정이 모든 마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노반회의에서도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바로 이 노반의 결정이 마을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만큼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거일의 노반들도 이를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분면 마을에서 노반과 같은 의결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지만 마을이 어느 정도 안정된 길을 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젊은 사람은 줄어들고 마을의 노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에서 앞으로 얼마만큼 이 노반이 유지되고 있을 것인지 이 또한 걱정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도 거일2리에서 노반은 마을의 정신적 구심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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