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만 넓지 여기 쓸 땅이 어딧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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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움 굴림 바탕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C010102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여수경

소광리마을에서 주변을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산이다. 이곳의 겨울은 울진의 다른 지역보다 길다. 3월이 되어도 음지에 녹지 않은 눈으로 마을 사람들의 생활은 4월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태백산맥과 광천이 만들어낸 좁은 부지에 마을 사람들은 옹기종기 집을 짓고 마을을 형성하였다. 이 또한 부족하여 고개 넘어 집 2채, 이 고개 넘어 집 3채 등 모여 살 수 없는 환경을 이해하고 떨어져서 살았다. 과거 이곳에서 평지는 사치스러운 공간이었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터가 아니었다.

대외적으로 소광리는 울진의 행정리 중 가장 큰 면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지역만 넓을 뿐 쓸모 있는 땅은 없는 살기 힘든 곳이다. 그들에게 쓸모 있는 땅은 곡식을 심고 가꿀 수 있는 논과 밭 또는 평평한 집을 지을 수 있는 평지를 일컫는 것이다. 그러나 소광리에서는 논과 밭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평지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산지로 된 이곳의 땅은 조금 평평한 곳이 있다고 하여도 토질이 척박한 땅으로 논과 밭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과거 쌀밥조차 구경하기 힘든 이곳의 생활은 이렇게 쓸 땅이 없는 상황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곳에서 평지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되지 않았다. 포크레인과 기계를 동원해 산을 깎고 계곡에 흙을 쏟아 붓고 평평하게 만든 후 집을 짓는 과정은 이곳에서도 일상화가 되었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는 비교적 넓은 마당을 가지고 있으며, 마을회관 앞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윷놀이를 즐길 수 있는 넓은 공터는 쉽게 찾을 수 있다. 평지가 부족한 과거 그들의 생활은 간혹 남아있는 산촌의 집에서 그리고 숨박꼭질 하듯 숨어있는 집들의 위치에서 파악할 수 있다.

부족한 땅과 조금이라도 평평한 땅은 쌀농사를 위한 논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산골집은 무엇보다도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평지에서와 같이 외양간과 뒷간(변소)를 따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집들은 일자 또는 ㄱ자 형태의 가옥이 발달한다. ㄱ자 형태의 집에서는 일자로 방들이 붙어 있다면 외양간과 정지 그리고 화장실이 나란히 있는 집이다. 앞마당은 최소한의 공간만으로 되어 있으며, 그나마도 힘든 집의 경우 방2개에 정지가 딸린 일자형의 집 구조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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