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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01698
한자 蔚珍-集散地-竹邊港-厚浦港
영어의미역 Jukbyeon and Hupo Port-Distribution Center of Snow Crab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진만

[개설]

동해안으로 길게 드리워진 울진군에는 북쪽에 죽변항, 남쪽에 후포항이라는 대표적 항구가 있고, 울진의 어업은 두 항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죽변항은 울진의 북단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에 위치하고 있는 어항으로, 높이가 15.6m인 울진등대가 서 있는 곳으로도 이름난 동해안에서 손꼽는 어로 기지다. 다양한 어획고만큼이나 어항 주변에는 크고 작은 수산물 가공 공장들이 줄지어 있어 어항의 규모를 대변해주고 있다. 오징어·고등어·꽁치·대게·도루묵·가자미 등이 특히 많이 잡히고 특산물로 미역이 유명하다.

후포항은 울진의 최남단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울릉도행 여객선이 매주 토요일 1회[여름기간 매일] 취항하고 있다. 항구 주변에는 수산물을 가공하는 공장들이 많이 있으며, 특히 울진대게·도루묵·가자미·고등어·골뱅이 등이 많이 잡히고 있다. 동해의 푸른 바다와 산야를 끼고 아름다운 해변의 풍광을 자랑하는 후포항은 동해안 항로 중간에 위치하여 동해 중부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의 어업 전진 기지이다.

[영덕대게가 아닌 울진대게]

동해안에서만 서식하는 큼지막한 대게는 다리와 속살의 모양이 마치 대쪽 같다고 해서 이름이 대게이다. 그래서 발음할 때는 짧게 ‘대게’라고 해야 한다. 색깔이 빨간 홍게를 간혹 대게라고 속여 파는 사람도 있으나, 전혀 종이 다르다. 흔히 대게 하면 영덕을 떠올리지만, 울진 사람들은 그걸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게의 2/3 이상을 울진 앞바다에서 잡아들이는데, 왜 영덕대게라고 하느냐고 항변한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 등에 자해(紫蟹)로 기록된 울진대게는 14세기 초 고려시대부터 울진의 특산물이었다. 울진보다 영덕이 대게의 명산지로 알려진 것은 1930년대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못할 당시 대도시에 해산물을 공급할 때 교통이 편리한 영덕으로 중간 집하되어 반출하였기 때문에 집하지인 영덕의 지명을 사용하여 영덕대게로 불려온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울진의 죽변항후포항은 우리나라 대게의 70% 이상을 집하, 출하하는 울진대게의 대표적 집산지이다.

[울진군 북단의 항구, 죽변항]

죽변항은 동해의 풍부한 수산 자원을 배경으로 오래 전에 기본 시설이 완비된 동해안의 주요 어항으로 울진군의 주요 어업 중심 기지이며, 대게와 오징어의 생산지이다. 농산물로는 쌀·감자·고구마 등이 생산된다. 후정해수욕장·봉평해수욕장이 있으며,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에 향나무[천연기념물 제158호]가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삼척-영덕을 잇는 국도가 죽변면의 동부를 관통한다.

죽변항은 주변에 거느린 명소들이 많은데, 덕천리 백사장으로부터 후정리죽변등대 남쪽의 봉평리, 그리고 온양리까지 이어지는 드넓은 백사장을 통틀어 봉평해수욕장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길이가 무려 10㎞에 이른다. 동해의 파란 물과 깨끗한 모래는 해수욕장으로 더할 나위 없다. SBS 드라마 「폭풍 속으로」 촬영지로 알려진 죽변항에는 드라마 당시의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있어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되고 있다.

1. 죽변항 대게 어장 풍경

죽변항의 겨울은 유명한 울진대게와 오징어의 철이다. 12월부터 3월까지 죽변항의 귀한 손님은 뭐니 뭐니 해도 대게이다. 설을 앞둔 2월 초순, 울진 대게잡이 철이 무르익으면서 죽변항은 푸른 바다의 옷자락을 걷어 올리는 어부들의 손놀림으로 분주하다. 동해 일출이 어둠의 휘장을 채 걷기도 전인 새벽 3시, 대게잡이의 본산인 죽변항에는 작게는 3톤부터 크게는 6톤에 이르는 대게잡이 자망어선이 비릿한 해무를 가르며 삼삼오오 떼 지어 뭍을 떠난다.

뭍을 떠나 세 시간 가량 바다를 저어 다다르는 곳은 울진대게의 최대 서식지로 알려진 왕돌짬 능선이다. 왕돌짬은 백두대간에서 뻗어 내린 낙동정맥의 끄트머리가 머무는 곳으로 천혜의 고기 서식지로 이름 높은 곳이다. 어부들에게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줄인 셈이다. 왕돌짬은 울진과 강원도 삼척과의 경계 지점인 고포에서 발원하여 멀리 영덕·감포 연안에까지 남북으로 형성된 대륙붕의 다른 이름이다. 왕돌짬은 수심이 얕은 곳은 3~4m에서 깊은 곳은 150m에 달한다. ‘짬’은 울진 어민들의 삶을 지켜 온 생존의 텃밭이다. 때문에 어민들은 짬을 제 가족처럼 가꾸고 지키며 신성 공간으로 여겨왔다.

대게를 잡아 올린 배가 들어오면 어업인들은 대게를 경매장에 일렬로 쭉 늘어놓는다. "그냥 척 만져보면 알아. 암놈, 수놈, 죽은 놈, 산 놈, 알밴 놈, 아닌 놈을 그냥 보고 골라내." 라는 한 어업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게를 정리하는 손놀림이 놀랍기만 하다. 잡아 올린 대게를 한 줄에 30~50여 마리씩 정리해서 쭉 깔아놓는다. 그리고 경매사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경매가 시작되면 상인들은 여기저기서 왁자지껄한 소리를 내며 작은 손칠판에 경매가격을 적어 내미느라 바쁘다. 여기저기서 올라온 가격 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경매사가 발표하면 경매는 끝이 난다. 새벽잠을 설치며 바다에 나가 잡아 올린 대게들은 이제 상인들에게 넘어간다. 경매 가격에 따라 선주들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현지에서는 한 마리에 5천 원부터 1만 5천 원까지 다양하다. 북적이던 죽변항은 오후로 갈수록 점차 조용해진다. 그렇게 죽변항의 하루는 일찍 저문다.

2. 죽변항 대게의 참맛

대게는 항상 뒤집어서 찌고, 또 뒤집어진 상태에서 먹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몸통에 있는 게장이 다리 사이로 들어가거나 밖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사람들이 흔히 영덕대게라고 파는 건 진하고 붉은 ‘홍게’지, 대게는 아니며, 죽변항에서 경매에 내놓는 진짜 대게는 색이 연하다. 대게는 반드시 민물에서 기절시킨 다음에 수증기로만 쪄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게장이 흐르거나 다리가 부러진다고 한다.

울진 사람들은 예부터 울진대게 중 ‘더 크고 더 잘 생기고 더 단단한’ 게를 박달게라 불렀으며 그 가격 또한 최고로 쳤다. 박달의 어원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예컨대 환웅이 태백의 산자락에서 한반도의 생명을 연 이래 박달의 뜻은 ‘새로움’ ‘크다’ ‘강함’ ‘밝다’의 뜻으로 풀이되어 왔다. 바로 우리 겨레의 시원인 태백의 신단수 박달의 현장, 그리고 신라 천년 고도 경주의 옛 이름인 ‘새벌’에서도 그 맥은 이어져 동해의 절경 죽변항의 이름 없는 뱃사람에게까지 각인되어 오늘날까지도 박달의 물줄기는 오롯이 살아 전승되어 온 셈이다.

[울진의 자존심, 후포항]

후포항은 동해항과 포항항 사이의 가장 큰 항구이다. 방파제의 길이도 1,300m로 동해안 최대 규모이다. 일개 면(面)에 지나지 않는 후포지만 평해읍울진읍을 먹여 살린다고 할 만큼 소득이 만만찮다. 이곳 사람들은 공장이 없는 울진 경제를 후포항이 먹여 살린다고 자랑한다. 그만큼 후포는 울진의 혈맥이요, 자존심이다.

후포항 바로 아래에는 고운 백사가 깔린 후포해수욕장이 있으며, 여름철에는 동해안 다른 해변들처럼 들끓는 해수욕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하지만, 손꼽히는 해수욕장이고 겨울은 겨울대로 너무나 한적하고 쓸쓸해 서럽기까지 할 만큼 해변을 거니는 맛이 각별하다는 곳이다.

후포 백사장을 걷다가 갈매기 떼가 몰려드는 곳을 향해 눈을 돌리면 그건 틀림없이 후포항으로 입항하는 어선의 기우뚱거리는 모습이고, 배가 닿는 곳이 후포항이다. 생선 냄새, 사람 냄새가 나서 더욱 정감이 간다는 후포항은 동해 바다 어족들이 없는 것 없이 나고, 여름 성수기와 명절 때는 울릉도행 여객선이 1일 1~2회 뜨기도 한다. 후포항은 서울에서 약 390㎞ 거리로서 6시간, 대구에서는 약 180㎞ 거리로서 3시간 정도의 거리이다.

1. 후포항의 해변 풍광

후포 등기산 정상에 올라 등대관리소 담벽을 돌아 남쪽 언덕에서면 후포 일원의 경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한쪽은 파란 바닷물 너머 아득히 수평선만 보이고, 좌우로 들쭉날쭉 이어진 울진 바다의 해안 절경이 발 아래 후포항 전경과 여객선 터미널, 그리고 후포해수욕장과 멀리 영덕 강구 해안까지 이어진다. 그와 반대로 뒤를 돌아보면 백두대간의 낙동정맥 굵은 산줄기가 장벽처럼 막아서는 백암산[1,004m]의 웅장한 모습과 대조적으로 파란 바다 풍경이 어우러지고 있다.

동해 바다 푸른 절경을 끼고 국도 7호선을 따라 올라오다 보면 영덕 고래불, 백석해수욕장을 지나 울진으로 들어선다. 영덕군과 경계를 이루는 금음리 바닷가에는 나그네 시선을 압도하는 대게탑의 울진대게가 눈알을 부라리며 꿈틀꿈틀 헤엄치듯 움직인다. 이 고장이 대게의 고장임을 암시한다.

그 밑으로 전망대 벤치와 간이 주차장이 있어서 지나가는 나그네 잠시 멈추고 망망대해를 조망하며 쉬어 갈 수 있는 아름다운 쉼터이다. 길을 재촉하여 한모퉁이를 돌면 우거진 해송 사이로 푸른 파도가 밀려오는 금음해수욕장을 만난다. 이곳도 그냥 지나치기에 아까운 절경이다. 오른쪽으로 후포항이 들어오고 하얀 후포등대가 유난히 빛난다. 좌우로 즐비한 횟집 간판을 뒤로 하고 후포항에 다다르게 된다.

2. 후포항 어판장 모습

후포항은 갈매기 떼를 몰고 다니는 어선들과 좌판에서 회를 손질해 주는 아주머니들의 재빠른 손놀림, 짭조름한 바다 냄새와 생선 비린내 등이 어우러져 건강하고 활기찬 느낌을 준다. 항구 입구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횟집과 좌판들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이곳까지 와서 울진대게·가자미·고등어·골뱅이 등을 맛보지 않으면 손해다. 후포항 주변의 수협수산물센터에 가면 동해에서 잡히는 싱싱한 해산물과 회, 울진대게 등이 입맛을 돋운다.

어항의 규모에 걸맞게 사시사철 골뱅이·가자미·가오리·물곰·대게 등 갖가지 생선들이 위판된다. 그 중에서 으뜸은 대게이다. 대게 위판 풍경은 이색적이다. 아무때나 볼 수 없다. 대게는 연중 어획하는 것도 아니다. 산란기 포획 금지 기간이 있고, 바다 날씨가 나쁘면 대게잡이 배는 출항하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 금어기가 약간씩 다르지만 보통 대게 산란기인 3월 말에서 11월 말까지는 대게를 잡지 않고 12월에서 3월까지 4개월만 대게를 잡는다.

후포항 어판장 맞은편에 수협수산물센터에서는 갖가지 생선회와 대게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금방 쪄 나온 김이 무럭무럭 오르는 뜨끈뜨끈한 대게 다리를 쭉 찢어 한 입 물면 담백한 그 맛에 취한다. 후포는 삼맛을 충족하기에 손색이 없는 고장이다. 푸른 청청 망망대해와 대게 경매 풍경에 눈이 즐겁고, 낚싯대 드리우고 고기 한 마리 잡으면 손이 즐겁고, 담백한 대게 맛에 입이 즐겁지 않는가.

3. 후포항 대게 출하 풍경

대게발이 배는 새벽 3시경에 출어를 하며, 후포항에서 17마일 이상 떨어진 속칭 대게의 주서식지인 왕돌짬 안팎에서 어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오후 3시경에 귀항한다. 밤새 잡혀 온 울진대게들이 어판장으로 옮겨진다. 포획한 대게는 활어차나 자가 수조에 하룻밤 보관하였다가 이튿날 8시 30분, 어민·상인·구경꾼들이 뒤섞여 파시를 이룬 가운데 경매가 시작된다.

밤새 잡아 온 대게를 어판장에 크기 별로 깔아놓아 경매를 준비하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다. 어민들은 애써 잡아 온 대게들을 조심조심 공판장 시멘트 바닥에 배가 위로 향하게 열을 지어 쭉 깔아 놓으면 경매사의 싸이렌 소리에 경매를 시작한다.

경매사의 구성진 목소리와 손길에 가격이 매겨지고, 낙찰 받은 상인들은 잽싸게 대게를 활어차에 싣고 목적지로 향한다. 대게 경매에 이어서 경매사들은 신명나게 싸이렌을 울린다.

고동·미주구리·가오리·물곰 등 잡어들의 경매에 들어간다. 한 켠에서는 아낙네들의 손길에 어구들이 정리되고 남정네들은 내일의 출항 준비로 뱃가를 분주히 넘나든다. 생선 부스러기를 주어 먹기에 신이 난 갈매기들은 부지런히 판장 주변을 이착륙한다. 한 시간 정도 그 날의 경매가 끝이 나고 어부들은 소주잔을 기울이며 늘어놓는 대게잡이 무용담에 후포항은 왁자지껄하다.

4. 후포항 한마음광장에서 열리는 울진대게축제

대게의 원조 울진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게 생산량과 울진대게의 우수한 품질을 홍보하고, 울진대게 서식지와 생태환경 보전 및 울진대게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 매년 울진대게축제를 개최한다. 울진대게축제는 해마다 3월~4월 중 3일간 울진군 후포항 한마음광장에서 열린다. 울진군에서 주최하고, 울진대게축제집행위원회와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이 주관한다.

축제 기간 내내 후포항은 일상을 폭발시키는 신명의 해방구로 탈바꿈한다. 2008년 9회째를 맞이하는 울진대게축제는 짧은 개최 횟수에도 불구하고 안동탈춤페스티벌이나 청도소싸움축제 등과 함께 전국에서 손꼽히는 성공한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2011년에는 2월 26일(금)부터 28일(월)까지 개최 될 예정이였지만 구제역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서 열리지 않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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