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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까지 배가 들어오는 항구였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A010102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 거일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승훈

일찍이 거일2리의 앞바다는 대게잡이 배들이 가득한 중요한 어항이었다. 대게를 실은 배가 해변으로 들어오는 날이면, 대게와 화목(땔감) 등을 바꾸기 위해 마을을 찾아왔던 등짐장수와 봇짐장수들이 몰려들었고, 만선의 배를 타고 올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로 해변은 사람들로 붐볐다. 후포항이 축조된 후 더 이상 항구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였지만, 변변한 정박시설이 없어도 배들이 정박할 수 있던 곳이 바로 거일2리 앞바다였다. 방파제에서 후포항 방면의 넓은 백사장은 도로가 개설되기 전 대게잡이 큰 배 7척이 정박할 수 있던 곳이었다. 대게잡이를 마치고 마을로 돌아온 배들은 파도에 의해 파손될 수 있기 때문에 해상 위에 그대로 둘 수 없었다고 한다. 해상에서는 배를 단단히 붙들어 두기도 힘들기 때문에 백사장 위로 끌어 올려야 하는데, 공간이 협소하여 7척 정도만이 백사장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거일2리에서 사용한 배들은 목선이지만 다른 지역의 것보다 규모 면에서 컸다. 따라서 백사장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였으며, 인력도 힘도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배가 마을 앞 바닷가에 도착하게 되면, 선원들은 배를 백사장 앞까지 끌어올린다. 백사장에 어느 정도 올라오게 되면 선원들은 큰 나무 지렛대를 들고 배의 양쪽에 나누어 선 다음, 배의 바닥부분에 지렛대를 넣고 구령에 맞추어 배를 조금씩 든다. 구령에 맞추어 배를 조금씩 이동하면서 백사장 위로 배를 올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함에 따라 꼭 선원이 아니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나와서 도와주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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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배 해변 정박 과정

1960년대 이후 배들이 동력선으로 바뀌면서 더 이상 백사장 위로 배를 끌어 올릴 수 없게 되었다. 동력선은 사람의 손으로 백사장 위로 정박시킬 수 없었으며, 해상에 배가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필요가 있었다. 더 이상 거일리 앞바다는 대게잡이의 정박 해안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 후포항으로 배를 가지고 갈 수 밖에 없었다. 마을 앞바다에는 50m 정도 길이의 방파제가 설치되어 있지만, 이는 동해안의 파도와 바람을 막아주는 데 한계가 있다. 더 이상 배의 정박이 어렵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후포항에 배를 정박하게 되었고, 하루 일과의 시작과 끝을 후포항에서 시작과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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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앞 해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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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마을 앞바다의 방파제는 이제 과거 대게배로 술렁이던 곳이 아니라 해안 백사장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과 낚시꾼들의 낚시 포인트로 그리고 미역과 해녀 작업을 위한 소 작업대로 사용되고 있다. 방파제 내에는 작은 뎃마선(동력 장치가 없는 작은 배)이 두 척 정박해 있으며, 이는 미역 작업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거일리의 백사장은 고요하기만 하지만, 거일리 주민들은 과거의 북적이던 시절을 잊지 않고 있다. 죽변항, 후포항과 같은 1종 어항과, 직산항, 기성항과 같은 2종 어항의 큰 항구는 아니지만 소규모 어항에 대한 개발을 실시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마을 앞의 방파제를 세우고 배를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가 되어 있지만 길이가 짧은 방파제는 파도를 모두 막지 못하고 시설도 취약하여 현재는 어항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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