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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해로를 따라 울릉도를 왕래하던 곳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D010104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면 죽변4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명동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숙종(肅宗) 28년(1689) 5월 기유(己酉) 기사에는 ‘울진 죽변진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로 갔다’라는 기사가 있다.

당시 울릉도로 가기 위한 주요 항로로서 죽변이 이용되었음을 대변해 준다. 그러나 일찍이 울릉도로 가기 위한 해로로 죽변이 이용되었음은 기록에서만 확인되는 바는 아니다. 실제로 죽변항은 울릉도와 80마일(128㎞)의 거리로서 동해안 내륙 중 가장 가까운 곳이다. 죽변곶에서 날씨가 맑은 날이면 울릉도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울릉도가 보이면 그 날 날씨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포항과 울릉도 간의 중간 경유지로서 죽변항이 이용되었으며, 2008년 현재는 울릉도-포항간 정기여객선이 포항을 출발하여 해로를 따라 죽변까지 올라와서 다시 우회하여 울릉도를 왕복하고 있다.

1908년 한국농상공부수산국에서 간행된 『한국수산지』에는 죽변과 함께 울릉도와의 거리 및 항해의 편리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연안 해안에서 기선이 죽변만에는 정기적으로 기항할 뿐만 아니라 부산과 원산 사이의 항로 중 유명한 간소(艱所: 간신히 피하여 정박하는 곳)에 속하는 곳으로서 북행하는 선박이 이곳에서 바람을 기다려서 항해하는 배가 적지 않다. 울릉도에 가기에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항해하기에 편리하다.

여러 기록에서 동해안 연안 해안 중 죽변의 위치와 주변 바닷길이 동해로 드나들기에 좋은 위치에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으며, 이를 생활에서 체험한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두고 ‘천혜의 해로’라 말한다. 동해안 해류에서 죽변의 위치 그리고 울릉도와의 관계는 울릉도에서 흘러왔다고 전해지는 천연기념물 제158호 울릉도 향나무에 대한 전설에서 확인된다.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297-2번지에 위치한 죽변 향나무(천연기념물 제158호)는 나이 500년으로 추정되고 밑동에서부터 가지가 2개로 갈라져 나와 있으며, 높이 11m에 달하는 거목이다. 죽변 향나무는 후정리 향나무 또는 울릉도 향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도로변에 위치한 이 나무는 유난히 붉은 색을 띄고 그 향이 진해서 전형적인 울릉도 향나무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후정리 인근에 향나무가 없는 점을 미루어 간주할 때 울릉도에서 떠내려 온 것으로 간주하여 일명 울릉도 향나무라 불린다. 이곳에 향나무가 자리 잡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정확히 전해지는 바는 없다. 다만 주변 환경에서 향나무가 자랄 수 없음을 감안했을 때 이곳에 자리 잡고 있는 나무에 대한 전설을 사람들은 부여하고자 하였고, 이 과정에서 죽변과 울릉도 간의 조류가 이야기의 중요한 모티브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오래전부터 죽변에 거주하는 어민들은 독도와 울릉도에서 조업을 했다는 사실과 죽변과 울릉도를 오가면 만약 향나무가 전해져 온다면 해류를 타고 이곳에 안착하지 않을까 하는 가정에서 울진의 향나무 이야기가 전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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