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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경제의 중요한 수입원 길쌈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E010204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두천리
집필자 신상구

두천 여자들의 중요한 일 중 하나는 길쌈이었다. 시집오기 전 길쌈을 할 줄 모르는 경우에도 시집와서 시어머니와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길쌈을 배웠는데, 이는 가족들을 위한 옷을 만들기 위함도 있지만 가정경제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1970년 들어서는 농사로는 살아가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여자들은 긴 겨울밤 길쌈으로 하루하루를 보냈고, 삼베장수가 이곳을 찾아 사간 돈으로 어려운 살림에 보탬이 되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 논 또는 밭에서 삼을 재배하여 길쌈을 하였다. 이후에는 울진장에서 1필(8근)에 12,000원에서 14,000원을 주고 삼을 사오기도 하며, 정선이나 삼억에 삼밭을 계약해 두었다가 밭떼기로 사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삼밭 뜬다 또는 삼도부간다라고 한다.

구입한 삼은 먼저 찌는데, 이를 ‘삼굿한다’라고 한다. 임신한 여자는 부정탄다고 하여 삼굿할 때 끼워주지 않는데, 삼이 잘 익도록 술을 가져다 놓고 빌기도 한다. 삼구덩이는 삼을 올려 놓을 수 있는 넓이에 사발형으로 사람 키보다 깊게 파고, 그곳에 장작과 자갈을 넣고 삼을 올린다. 최소한 8~9명의 장정들이 물을 져 나르며 불을 지피는 이 작업은 길쌈에서 가장 힘들면서도 중요한 작업 중 하나이다. 삼굿은 하루 정도 시간이 소요되며, 익은 삼은 냇가로 가져가 찬물에 담근 후 줄에 널어서 말리기를 반복한다. 벗기는 작업은 가족들이 모두 함께 하는데, 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6인 가족들을 위한 삼은 벗기는데 약 3일 정도 소요된다.

최근까지 길쌈은 가정생활에서 부녀자들이 할 수 있는 좋은 수입원 중 하나이다. 삼을 재배하는 곳이던 그렇지 않은 곳이던 어릴 때부터 여자들은 길쌈을 배워왔다. 만약 시집 전 배우지 못했다면 시어머니를 통해서 길쌈을 배워야 하는 등 길쌈을 여자들의 생활에서 중요한 일부분으로 차지한다. 하지만 길쌈은 그리 간단한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 삼을 재배에서 삼베를 짜기까지는 앞서 삼을 재배하고 찌고 그리고 껍질을 벗기는 것 이외에 많은 공정들이 뒤를 따르며 마지막 삼베를 짜기 위해 베틀에 올리기까지 작게는 13과정 많게는 15과정을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삼베를 만드는 과정]

삼재배 또는 삼구입→삼굿(삼찌기)→껍질벗기기→째기와 말리기→꼬삼기→꾸리만들기→베날기→베매기→짜기(꾸리만들기와 베날기 과정 안에는 삼베를 희게 하기 위한 세부공정이 들어가는데 이는 양잿물에 익히고 이를 다시 냇가에 바래고 다시 염색하기 등의 과정이 있다)

째기는 삼을 훑는 과정으로 ‘삼똠는다’라고도 한다. 햇볕에 말린 삼을 몇 가닥씩 풀면서 짼다. 삼의 길이가 약 1m 정도 되는 것으로 이것이 가는 실이 되는 것이다. 훑은 삼은 다시 냇물에서 씨고 말리기를 반복하면서, 굵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둔다. 째기와 말리기를 반복한 삼을 걸어놓고 실이 될 수 있도록 길게 잇는데 이것이 ‘삼삼기’이다. 길쌈을 위한 실을 만드는 것으로 이은 실뭉치는 한 뭉치를 만들어 물에다 넣고 섬유질을 불린다. 삼기를 끝낸 실은 손가락에 끼워 실타래를 만드는데 이것이 ‘꾸리만들기’이다. 이렇게 여러 실타래를 만들어 두는데 짤 옷에 비례하여 꾸리가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한다. 삼꾸리에서 풀어낸 실을 베 올수에 맞게 날실을 나르는데 이를 베날기라 한다. 베날기가 끝나면 베매기를 행하는데 삼에 적당한 습도를 유지키시고 풀을 먹여 날실 표면에 생긴 보푸라기를 없애는 작업이다. 이렇게 많은 공정을 거치게 되면 마지막으로 베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베를 만들어 낸다.

이 내용은 두천리에서 채록한 인터뷰 내용과 『북면사람들의 삶과 민속』(2006)에 수록된 내용을 참고로 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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