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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먹어 조밥은 싫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E010301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두천리
집필자 신상구

산골생활에서 쌀밥은 구경하기 힘든 것 중 하나였다. 귀한 손님이라도 온다면 감자를 밑에 깔고 그 위에 쌀밥을 약간 얹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나마 집안의 경제력이 있는 경우에만 이것이 허락되었으며, 그것도 힘든 경우에는 조밥 또는 보리쌀을 먹는다.

좁쌀을 넣은 감자밥을 만들 때는 감자를 함께 넣고 끓이지 않는다. 좁쌀을 끓이다가 감자를 넣고 함께 끓이는데 좁쌀을 넣으면 감자가 늦게 익기 때문에 중간에 넣어서 익는 속도를 맞춘다. 보리밥을 넣은 감자도 마찬가지로 보리를 넣고 끓이다가 감자를 넣는다. 쌀밥에 감자는 명절과 손님이 왔을 때 가능한 것이며, 대부분은 좁쌀과 감자 또는 보리밥과 감자가 대부분이었으며, 이나마도 없는 보리고개에는 감자로만 하루 세끼를 보내기도 한다.

조도 보리쌀도 떨어지는 시기가 오면 메밀로 밥을 한다. 메밀은 풀이 없어(찰기가 없어) 밥을 해 놓으면 파시시하고 부서진다. 그래도 그 맛이 조밥보다는 나았다고 한다. 메밀도 밥을 해서 먹지만 옥수수도 푹 삶아서 밥 대용으로 먹기도 한다.

옥수수쌀은 여름 때 삶아먹고 남은 것으로 놓아두었다가 알갱이를 분리시킨다. 방앗간에서 이를 찟는데, 찧으면 옥수수를 감싸고 있는 막이 벗겨지는데, 이를 채로 털어내면 부드러운 속만이 남게 된다. 이를 다시 빻아서 보리쌀 또는 조밥과 함께 넣어서 먹기도 하고 또는 옥수수만을 먹기도 한다.

국수도 산골생활에서는 유용한 음식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밀가루만으로 국수를 해 먹을 수는 없었다. 밀가루도 쌀만큼 구하기 귀한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국수는 콩가루를 빻아가지고 갈아서 만드는데 여기에서 찰기가 없기 때문에 밀가루를 조금 섞는다. 밀가루를 2/3을 넣는다면 나머지 콩가루를 1/3을 넣는다. 그리고 이를 물을 넣어서 몇 번이고 치댄 후 끈기가 생기면 칼로 잘라 면발을 만든다. 국수의 육수물은 고기 또는 멸치를 넣어서 우려내지는 못한다. 고기도 귀하지만 바다가 먼 두천리에서 멸치는 더 귀한 음식이었다. 육수물은 고춧가루와 파 그리고 마늘과 깨소금을 넣은 그냥 맹물이었으며, 여기에 마지막 참기름을 조금 넣으면 맛있는 국수가 만들어진다. 국수만큼이나 많이 먹었던 수제비는 두천에서 ‘푸래이’라고 한다. 간장물에 감자와 호박을 넣고 밀가루 반죽을 넣어서 먹는 푸래이도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기 한끼를 보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였다.

산골의 모든 재료들은 국수와 밥으로 먹을 수 있었다. 그 중 산에서 흔하게 캘 수 있는 칡도 국수와 밥 또는 묵으로 해서 먹었다. 산에서 캔 칡은 그것을 말려 갈아서 가루를 만든다. 그리고 물을 붓고 끓이면 묵이 되기도 하고, 밀가루를 조금 섞어 으깨서 국수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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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의 다양한 식재료로 구황음식을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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