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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시집을 주막으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E030101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두천리
집필자 신상구

18살에 두천으로 시집와서 시어머니가 운영하는 주막집을 이어받아 운영하였다. 시집왔을 때 방 두 칸이고 조그만 집에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그리고 삼촌을 포함하여 다섯 명이 함께 거주하였다. 18살에 시집온 당시 삼촌은 6살이었다. 한참을 어린 삼촌을 시아버지는 업고 마을 아래 부천까지 학교를 통학시켰다. 시집왔을 때 옛날 집에 빈 집이 있어 그곳을 창고로 삼고 부엌 한 개 있고 방 두 개 있어 손님들을 받는 주막을 하였다. 선질꾼들이라 지게에 물건을 등에 지고 고개길을 넘어가는 길 이곳에서 쉬는 곳이 바로 박금년의 주막촌이다. 짐은 창고에 넣어두고 잠을 주막에서 자는데, 당시 인심이 좋아 창고로 쓰는 버려진 옛집에 물건을 넣어두어도 아무도 가져 가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은 쪽지게라 불리는 지게에 물건을 싣고 한 쪽에는 뚝배기와 같은 밥그릇을 가지고 다니면서 이곳저곳을 다닌 사람들이다.

처음 시집왔을 때 시어머니가 주막을 하는지 몰랐다. 아는 친척의 중매로 18살에 이곳으로 시집와서 삼도 몰랐는데, 모두 삼옷을 입고 다니니 길쌈을 모르면 안된다고 하여 배우기 시작하였다. 주막을 꾸려 나가는 것도 배웠다. 선질꾼들 주막에서 찾아와 잠도 자고 음식도 먹고 하는데, 많이 올 때는 시어머니 혼자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당연히 도와야 했고 자연스럽게 주막의 일을 익히기 시작한 것이다.

주막을 찾아오는 선질꾼들은 박금년의 눈에 비치기에는 자식도 없고 아무 식구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들로 보였다. 그런 것이라도 해야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그네들은 친척도 없는 외로운 사람으로 보였다. 그들이 지고 다니는 지게는 보통 지게와 달리 생겼고, 나무 세가지에 뒤에다 짚으로 된 방석처럼 생긴 것을 뒤에다 받쳐서 그곳에 해산물을 싣고 다녔다. 그네들이 주막에서 잘 때는 당시 돈으로 이전을 주고 잔다. 요새 같으면 한 2만원 정도 되는 돈으로 생각된다. 올해 나이 84살이니 그것이 20살 때니 60년 전의 일이다. 이전을 받은 뒤로도 몇 번의 화폐개혁을 해서 돈 단위는 바뀌었으니 아주 오래된 일임은 확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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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년 주막으로 시집온 이야기

그렇게 주막을 꾸려나가면서 아들 둘과 딸 둘을 낳았다. 주막을 했으니 그래도 주변에 비해서 풍족한 생활이었지만 거센 선질꾼들을 상대하는 일이라 마음이 편한 날이 없었다. 종종 일어나는 싸움을 말리기도 해야 했지만, 밤새도록 벌어지는 투전판을 조마조마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마을 청년들이 선질꾼들의 해산물을 몰래 훔쳐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 짐 앞에서 밤새도록 뜬 눈으로 지새기도 하였다.

잠만 자는 선질꾼도 있었지만 밥을 먹는 사람도 있었다.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던 시절 특별한 것은 없다. 집에서 먹는 것을 그대로 주기도 하는데, 선질꾼들은 밥힘으로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꼭 이밥(쌀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선질꾼들이 특별히 더 돈을 주고 쌀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은 된장에 시래기를 넣어서 끓여주고 김치와 오이, 그리고 계절반찬 몇 개를 더 얹어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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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년 주막운영과 선질꾼이야기

그래도 박금년의 주막은 마을에서 가장 크며, 유일하게 국가에서 허락한 주막으로 알려져 있었다. 주변에 다른 주막들이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주막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집이었다. 따라서 우리 집에 방이 없어 잘 곳이 없는 사람들에 한해서 그들은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말을 재우며 먹일 수 있는 마구가 있는 집도 그녀의 주막뿐이었기 때문에 말이 있는 사람도 이곳을 찾아와야만 했다. 말을 재우는 것도 따로 돈을 받아야만 한다. 말도 사람과 같이 이전 또는 오전을 받았고, 말을 가지고 오는 선질꾼은 그나마 돈이 많은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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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년 주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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