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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할마이로 불린 시어머니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8E030203
지역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두천리
집필자 신상구

시어머니 이야기만 나오면 혀를 두르는 여옥란은 말 그대로 눈물이 쏙 빠지는 시집살이를 했다. 장평에서 9남매를 주막을 운영하며 키웠던 시어머니는 여옥란의 남편만을 제외하고는 위와 아래 시숙들이 모두 울진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보낼 정도로 억척스러운 삶을 사셨던 분이다. 그렇게 일찍 집을 떠나 외지에서 공부를 하고 지냈던 그녀의 시숙들과 달리 그녀의 남편과 그녀는 이곳 장평에서 일찍이 함께 생활하였다.

하루를 걸어서 시집 온 장평에서 주막을 하는 시어머니를 도와 온갖 뒷수발을 도맡아야만 했다. 주막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상들을 시어머니를 도와서 행해야 하며, 시집에 딸린 논과 밭을 도맡아 관리해야 하는 등 여옥란의 일상은 고단함의 연속이었다.

1~2시간 자고 겨우 일어나 멀리 떨어진 계곡에서 물을 길어다가 밥도 하고 소죽도 끓여 놓고 먹는 둥 마는 둥 아침을 먹고 나면 곧장 밭으로 나가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돌아오면 어김없이 저녁을 지어야 하고 쉴 틈도 없이 베틀에 앉아서 밤새도록 베를 짜야 하는 일상이 계속되었다. 온 가족이 입을 옷을 짜야 되니 겨울 동안 쉴틈 없이 베틀에 앉아 있어야 한다. 가을이 되면 부족한 식량을 보충하기 위하여 이산 저산을 다니며 도토리를 주워 모아야 했다. 그렇게 밥시간을 놓치게 되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도토리를 주워 모았으며, 굶는 일을 밥 먹듯이 하는 시간을 보냈다. 돌아와도 쌀 또는 보리를 구경할 수는 없다. 감자를 한 보재기 긁어서 밥 대신에 저녁으로 먹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온 식구들과 주막을 찾아온 손님들이 먹을 감자를 또 손이 부르트도록 긁어야 했다. 그녀는 웃으며 ‘꿀밤이든 감자든 실컷 먹을 수만 있었으면’하고 생각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하루를 피곤하게 보내면 일을 하다 깜빡 졸기도 하는데, 이때를 놓치지 않고 봉창구멍으로 시어머니의 손이 쑥 나와 그녀를 툭 쳤다. 봉창구멍은 주막을 하던 당시 그녀의 집에 방과 부엌을 연결하는 구멍이 있었는데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구멍은 벽체 사이에 구멍을 뚫은 뒤 호롱불을 놓아두면 하나로 두 방을 비췰 수 있도록 해 둔 것이다. 부엌에서 감자를 긁는 도중에 피곤함에 깜빡 졸게 되면 방에서 어김없이 오는 시어머니의 손을 그녀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 시어머니를 마을 사람들은 ‘호랭이 할마이(호랑이 할머니)’또는 ‘면장 할마이(면장 할머니)’라 불렀다고 한다. 이장과도 말싸움을 해도 지지 않았다고 하는 여옥란의 시어머니는 그렇게 덩치도 있고 입담(말하는 솜씨나 힘)도 강한 그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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